[기자의 눈] 첫 부동산 토론회, 경청만 있고 답변은 없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에서 열린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 경청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7.14 ⓒ 뉴스1 김민지 기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에서 열린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 경청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7.14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출범 이후 통제가 기조였다. 대출을 조이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넓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반복했던 처방이고, 결과에 대한 논란도 그대로 반복됐다. 서울은 매매와 전월세가 동시에 오르는 '트리플 상승'이 나타났고, 5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을 야당인 국민의힘에 내줬다.

정부는 최근 변화의 조짐을 보인다. 규제만으론 부동산 정상화를 달성할 수 없다면서 시장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나섰다. 14일 국토교통부 주택공급 토론회를 시작으로 15일 금융위원회 부동산 금융 토론회, 16일 재정·세제 토론회까지 사흘 연속 토론회를 잡은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방향 자체는 옳다. 그동안 부동산 정책은 정부가 먼저 방향을 정하고 시장을 옥죄는 방식이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시도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문제는 방식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14일 토론회에서 "오늘은 경청을 위한 자리"라며 인사말을 제외하면 입을 열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정부의 방향도 모른 채 의견만 밝혔다.

토론회를 표방했지만, 정부와 전문가 간 질의응답이나 쟁점별 논쟁은 이뤄지지 않았다.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에 대해 정부는 어떤 입장인지, 무엇을 공감하고 있는지 끝내 설명하지 않았다.

정책 결정권자가 말을 아낀 토론회는 결국 발표회에 가까웠다. 일부 참석자들은 공급 확대를 위한 제언보다는 본인 이해관계가 얽힌 개별 사업장의 어려움이나 민원성 사안을 호소하는 데 시간을 허비했다. 패널들 사이에서 "토론이 아니라 민원의 장이 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문재인 정부도 공청회를 열었다. 하지만 결국 정책은 정부 안대로 흘러갔고, 시장은 '들러리'에 불과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경청은 소통의 시작일 뿐, 끝이 아니다. 정부가 답하지 않으면 시장은 오해하고 곡해할 수밖에 없다. 14일 토론회가 보여준 것은 정부의 경청 의지뿐이었다. 시장이 기대했던 토론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15~16일 토론회, 나아가 23일 대통령 주재 대토론회까지 같은 방식이 반복된다면 결과는 뻔하다. '의견 수렴'이라는 기록만 남을 뿐, 대화는 없을 것이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