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치구 절반 이상 '월세 우위'…임대료 불안 악순환 우려
전셋값 뛰자 월세로 수요 이동…전세 거래량 추월
"대출 규제에 금리인상 겹치며 주거비 부담 커졌다"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굳어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5곳에서 월세 거래량이 전세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이후 전세 매물 부족이 심화한 데다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임대차 시장의 불안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이날 기준 8589건으로 전세 거래량(7347건)보다 1242건 많았다.
자치구별로도 월세 우위 현상이 뚜렷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5곳에서 월세 거래가 전세를 넘어섰다.
강남구는 월세 거래가 1108건으로 전세(587건)의 두 배에 달했다. 중랑구는 월세가 463건으로 전세(156건)의 약 3배 수준을 기록했다. 구로구는 월세 거래량이 전세와 매매를 합친 규모보다 많았다.
반면 전세 거래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도 격차는 크지 않았다. 광진구는 전세가 월세보다 4건 많았고, 강동구는 25건, 송파구는 13건 많은 데 그쳤다.
이 같은 변화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이후 전세 공급이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갭투자가 실거주 의무 강화 이후 사실상 어려워졌다. 시장에 나오는 전세 물량도 감소했다.
공급 부족은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거래금액은 6억 5831만 원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강서구는 처음으로 5억 원을 넘어섰다. 관악구도 지난해 11월 처음 5억 원을 돌파한 이후 올해 5월과 6월 모두 평균 5억 원대를 유지했다.
대출 규제 강화도 임대차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를 3억원으로 축소하는 등 다른 시중 은행도 문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내 집 마련을 계획했던 실수요자들이 매수를 미루거나 포기하고 전세시장에 머물 가능성이 커졌다. 전세 수요가 늘어날수록 전셋값 상승 압력도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월세 시장에 부담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임대인의 금융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이때 임대인은 비용 부담 증가분을 월세에 반영하게 된다.
높아진 전셋값과 전세대출 부담 역시 월세화 현상을 부추긴다. 전세 임차인이 자금 부담으로 월세나 반전세로 이동할 수 있어서다. 월세 수요 증가가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다.
전문가들은 전세 물량이 시장에 충분히 공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와 같은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경우 전세의 월세화와 임대료 상승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당분간 월세 전환과 월세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시장에 공급되는 전세 물량이 부족한 만큼 임대료 불안도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wns830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