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조 반도체도 결국 '길' 뚫어야 산다…교통·물류망 구축 관건

반도체 수출 99% 인천공항 의존…무안공항 물류 허브 역할 주목
"산업선·간선도로 적기 구축해야"…후속 교통망 청사진 관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의 모습. 2026.6.29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서 철도·도로·공항을 잇는 교통·물류 인프라 구축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첨단 반도체 산업은 생산시설보다 공급망 경쟁력이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산업단지와 공항, 철도 등 물류망을 얼마나 적기에 구축하느냐가 메가프로젝트 성공의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도 '첨단도시 실현 전략'을 통해 국가 간선망을 연결·보강하고 산업단지와 도로·철도 등 기간교통망을 연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업계는 정부가 기업 수요에 맞춘 교통·물류 인프라 청사진을 얼마나 구체화할지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 경쟁력 좌우할 '공항 물류망'

30일 업계에 따르면 가장 시급한 과제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무안국제공항을 연결하는 물류체계 구축이다. 현재 국내 반도체 수출 물량의 99%가량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처리되는 만큼 호남권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거점이 들어설 경우 무안공항의 화물 기능 강화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반도체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데다 운송 과정에서 정밀한 품질 관리가 필요한 산업이다. 공장에서 공항까지 이어지는 물류축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구축하느냐가 반도체 수출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기존 도로를 보강하는 수준을 넘어 산업단지와 공항을 연결하는 고속 교통망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화물차가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도로망과 함께 반도체와 첨단 장비를 처리할 수 있는 특수 화물터미널, 항온·저진동 물류시설 등 무안공항의 화물 인프라도 함께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반도체 완제품은 고부가가치 제품이어서 빠른 수출이 중요하다"며 "수도권은 인천공항이라는 세계적인 공항을 기반으로 반도체 기업들이 집적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안공항을 반도체 수출 허브 공항으로 육성하려면 화물 인프라 특화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부터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산업선·간선도로 구축…업계 "산단과 함께 가야"

철도망 확충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광주를 중심으로 조성될 반도체 클러스터와 무안공항을 연결하는 신규 산업선 구축이나 기존 철도망 기능 강화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광주송정역이나 나주 인근에서 무안 방향으로 연결되는 산업선을 구축하면 기존 호남고속철과 호남선을 연계한 복합 물류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구상이다.

다만 정부의 구체적인 철도망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올해 말 발표 예정인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관련 사업이 반영될지가 관심사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와 관련한 구체적인 입지나 철도망 구축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도로망 역시 산업단지와 공항을 연결하는 광역 간선망 보강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업계는 기존 고속도로와 국도축의 병목 구간을 개선하고, 국가산단 조성 단계부터 내부 순환도로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는 웨이퍼와 소재·부품이 산업단지 안에서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물류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취지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메가프로젝트 투자 규모를 고려하면 기존 교통·물류망의 개편이나 신규 구축은 불가피하다"며 "도로와 철도, 항공 등 교통 인프라가 산업단지 가동 시점에 맞춰 구축돼야 메가프로젝트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산업단지 조성과 교통 인프라 구축은 함께 가야 한다"며 "산단 조성 속도에 맞춘 교통 인프라 구축 정책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