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한계기업 44%…중소건설사 경영난 '빨간불'
소형건설사 운전자본 고갈·금융접근성 부재로 생존 기로
업계 "공사비 현실화·금융지원 병행해야"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중소건설사의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건설 한계기업의 86%가 중소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중소·중견·대형 건설사가 겪는 어려움이 각각 다른 만큼 규모별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6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건설브리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업체 폐업 건수는 108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25건)보다 17.6% 증가했다.
건설 외부감사 대상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 한계기업 비중은 44.2%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비중은 86%에 달했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장은 "착공 감소로 공사 물량 자체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자재가격 상승분을 공사비에 반영할 수 있는 협상력도 소형 건설사가 가장 취약하다"며 "운전자본 고갈과 금융 접근성 부족까지 겹치면서 생존의 기로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건설사의 위기가 가장 두드러지지만 중견·대형 건설사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시공능력평가 20~100위권의 중견 건설사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과 수주 경쟁 심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 실장은 "중견사는 고금리 상황 속에서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대형 건설사의 공공·민간시장 하향 진입으로 수주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여전히 책임준공, 미분양, 안전관리 비용 증가 등의 부담을 안고 있다.
책임준공 리스크와 미분양 문제, 사업성 악화에 따른 잔존 위험이 남아 있는 데다 건설안전 강화와 각종 규제 준수에 필요한 비용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수익성이 일부 개선되고 있지만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건설업계 전반의 체감경기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5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71.5를 기록했다. 전월(65.2)보다 6.3포인트 상승했지만 기준선인 100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CBSI가 100 이하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침체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획일적 지원보다 기업 규모와 업종 특성을 반영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선구 실장은 "공사비 현실화와 계약제도 개선, 과징금 부과 기준의 기업 규모별 차등화, 규제 준수 비용의 공사원가 반영 등 맞춤형 처방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단기 경기 부양뿐 아니라 하도급 생태계 정상화와 소형 건설사 금융 지원 등 구조적 대책도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중소형 건설사의 경우 자금 조달 자체가 막히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각종 건축 규제 강화로 공사비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이를 적절히 반영할 수 있는 기준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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