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강북 분양가마저 평당 5000만원 시대

 김종윤 건설부동산부 차장 ⓒ 뉴스1
김종윤 건설부동산부 차장 ⓒ 뉴스1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서울 강북권 분양가도 3.3㎡당 5000만 원을 넘어서는 시대가 됐다. 조만간 성북구에서 강북권 최고 수준인 5200만 원 안팎의 단지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른바 국평으로 불리는 전용 84㎡ 분양가는 17억 원에 이른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강북 분양시장은 서울에서 내 집 마련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지로 여겨졌다. 강남권은 어렵더라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새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이제 서울 새 아파트 마련의 꿈은 평범한 직장인에게 점점 더 버거운 이야기로 변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월평균 임금은 383만 원이다. 13개월 치 월급을 숨만 쉬고 모아야 현금 5000만 원을 마련할 수 있다. 직장인 1년 이상의 노동이 강북권 새 아파트 1평의 가치인 셈이다.

청약은 무주택 실수요자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내 집 마련을 기대할 수 있는 제도다. 하지만 분양가가 15억 원을 넘고 17억 원을 바라보는 순간 중도금 대출과 잔금 마련에 청약 원래 취지는 희미해진다. 자금 계획이 따라주지 않으면 계약을 포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사람이 청약 시장을 떠나고 있다. 지난 4월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602만 9499명으로 전년 동기(2641만 8838명) 대비 39만 명 가까이 줄었다.

당장 분양가가 낮아질 이유를 찾긴 어렵다는 점도 청약 시장 이탈을 가속한다. 금융비용, 자재비, 인건비가 갈수록 치솟고 있어서다. 사업 주체에 손해를 입고 분양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다.

더 큰 문제는 고분양가는 주변 집값까지 밀어 올린다는 점이다. 새 아파트 분양가는 지역 내 새로운 집값 기준선이다. 구축을 매입하려는 무주택자의 부담마저 덩달아 커지고 있다.

공급 확대는 주거 안정의 핵심 해법이다. 공급이 늘어야 시장 불안을 낮출 수 있다는 방향 자체는 맞다. 하지만 새로 나오는 물량 가격이 실수요자 소득 수준을 크게 넘어선다면 체감 효과는 떨어진다.

가장 필요한 것은 무주택 실수요자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의 공급이다. 청약이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이 아닌 고소득층 선택지로 굳어진다면 주거 사다리 정책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