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세제·금융·공급 함께 손본다"…용산·태릉이 시험대

최근 3년 인허가·착공 급감 지적…"공급 늘리는 정책 조만간 발표"
9·7·1·29 대책 이행 속도 관심…용산정비창·태릉CC 등 사업 주목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6.8 ⓒ 뉴스1 허경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3년간 재건축·재개발과 인허가, 착공 감소로 주택 공급이 크게 줄었다고 진단하며 세제·금융·공급을 아우르는 부동산 대책 발표를 예고했다.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 문제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만큼 정부가 기존 공급 대책의 실행 속도를 높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용산정비창과 태릉CC 등 대형 공급 사업이 새 정부 공급 정책의 실행력을 가늠할 사업지로 주목받고 있다.

李대통령 "세제·금융·공급 한꺼번에…조만간 발표"

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세제, 금융, 규제, 공급을 정리해서 조만간 한꺼번에 내놓으려고 한다"며 "세제는 7월이 돼야 가능할 것 같고, 공급을 늘리는 정책은 지금 정리 중이라 속도를 좀 더 내서 조만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제·금융·규제·공급을 개별 정책이 아닌 하나의 패키지로 제시해 시장에 신호를 주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공급 대책과 관련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여러 수단을 계속 검토하고 있고, 준비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범위나 시기, 형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공급 대책과 함께 세제·금융 정책 방향도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양도세 중과 부활 이후 매물 감소 현상이 나타난 만큼 세제 개편 방향에 따라 시장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3년간의 공급 공백을 주요 문제로 지목했다. 그는 "2022년부터 3년 동안 재건축·재개발, 인허가, 착공이 모두 줄어들어 전체 공급량이 거의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신축이든 택지개발이든 재건축·재개발이든 속도를 내서 빨리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서울 주택 인허가 물량은 2022년 4만 2760가구에서 2023년 2만 5567가구로 40.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착공 물량은 6만 2558가구에서 2만 576가구로 67.1% 급감했다. 인허가와 착공이 동시에 위축되면서 중장기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1.29 ⓒ 뉴스1 임세영 기자
기존 공급 대책 속도전 나서나

업계는 이번 공급 대책이 새 정부 출범 이후 발표된 공급 정책의 연장선에서 추진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 가구 착공 목표를 제시했다. 이어 올해 1월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하며 용산정비창과 태릉CC, 과천 경마장 등 공공부지를 활용한 공급 계획을 내놓았다.

시장에서는 이 대통령이 공급 확대 의지를 재차 밝힌 만큼 기존 대책의 이행 속도를 높이고 추가 공급 방안을 점검하는 작업이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가 새로운 공급 정책을 내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발표된 공급 계획을 얼마나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결국 시장은 실제 착공과 공급 시점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모습. 2026.1.29 ⓒ 뉴스1 이호윤 기자
용산 1만·태릉 6800가구…정부·서울시 조율이 관건

공급 정책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용산정비창과 태릉CC가 대표 사업지로 꼽힌다.

용산정비창 일대는 국제업무지구와 주변 부지를 포함해 약 1만 가구 공급이 추진되는 사업이다. 정부는 고밀 개발을 통해 공급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태릉CC는 약 6800가구 규모 공급이 추진되는 사업으로, 세계유산 보존과 교통 인프라 확충 문제가 함께 논의되고 있다.

두 사업 모두 서울 핵심 입지에 대규모 주택 공급이 가능한 사업이지만 개발 규모와 교통대책, 지역 수용성 등을 둘러싼 조율 과제가 남아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와 도심 공급 확대를 주요 시정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정부와 서울시의 협력 여부도 사업 속도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용산과 태릉은 공급 규모뿐 아니라 정책 상징성이 큰 사업지"라며 "정부의 공급 확대 의지가 실제 사업 추진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