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부터 챙기는 서울 구청장들…1호 결재는 '정비사업 조직'

전담부서 신설·구청장 직속 지원체계 확대 잇따라
인허가 단축부터 갈등 조정까지…정비사업이 성과지표로

서울 25개 구청장 선거 결과.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6·3 지방선거 이후 서울 자치구들이 재건축·재개발 속도전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구청장 직속 정비사업 조직을 신설하거나 지원 체계를 확대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모습이다. 공공임대와 주거복지를 강조해온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들까지 정비사업 활성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재건축·재개발이 지방행정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비사업 전담부서 신설…"재건축 속도전"

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자치구들은 정비사업 전담 조직을 만들고 지원 체계를 구청장 직속 체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초구는 '재건축 신속 지원단'을 가동했다. 재선에 성공한 전성수 구청장은 지난 4일 업무 복귀 이후 첫 결재로 구청장 직속 '찾아가는 재건축 신속 지원단' 운영 계획을 승인했다.

이 조직은 부서별로 분산 처리하던 재건축 관련 인허가·지원 업무를 통합해 구청장 직속으로 격상한 것이다. 서초구 재건축 대상지 79곳의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직이다.

김미경 구청장이 연임에 성공한 은평구도 구청장 직속 조직인 '정비사업 통합 민원 담당관'을 신설할 방침이다. 구가 정비구역 지정부터 착공, 입주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은평형 정비사업 쾌속 지원 패키지'도 추진한다. 갈현1구역과 대조1구역, 불광5구역 등 주요 사업지의 인허가 절차를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이수희 강동구청장도 기존 부서 단위로 운영되던 도시개발 TF를 구청장 직속 조직으로 격상하기로 했다. 명일동 일대 1만2000여 가구 규모 재건축 사업 등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성북구 최초 3선 구청장이 된 이승로 성북구청장도 당선 직후 첫 메시지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 활성화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 6일 "서울시와 협력해 기초지자체 권한을 확대하고 불필요한 절차를 줄여 사업 속도는 높이면서 주민 권익은 더욱 두텁게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위·월곡·길음 일대를 중심으로 총 138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만큼 행정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목동 14개 재건축 단지가 있는 양천구도 정비사업 지원 체계를 강화한다. 연임에 성공한 이기재 구청장은 이주안정지원 센터 설치와 이주대출 상담 지원 등을 내걸었다.

새롭게 당선된 구청장들도 정비사업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서울시의회 의장 출신 김현기 강남구청장 당선인(국민의힘)은 취임 첫날 정비사업 지원 조직을 신설할 예정이다. 압구정 현대·한양과 은마아파트 등 주요 재건축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합별 갈등 중재 전문가를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 당선인(더불어민주당)도 정비사업 전담 지원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류삼영 동작구청장 당선인(더불어민주당)은 당선 후 1호 결재로 '도시정비사업 구역별 사업촉진 TF 운영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비사업 성과가 곧 자치구 경쟁력
서울 마포구 공공재개발 추진 중인 아현1구역. 2026.4.13 ⓒ 뉴스1 박지혜 기자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추진 속도가 주민 체감도와 자산 가치에 직접 영향을 미치면서 정비사업이 지방행정의 핵심 성과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가 지난달 자치구별 정비사업 추진 실적을 평가하는 제도를 도입한 것도 영향을 줬다. 시는 매년 11월 '정비사업 종합평가'를 실시하고 우수 자치구에 기관·직원 표창, 재정지원, 인사상 우대 등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빈 땅이 없는 서울에서 재건축·재개발은 이제 지역 발전과 구청장 성과를 상징하는 정책이 됐다"며 "정비사업 추진 속도와 사업 관리 능력이 자치구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지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