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과급 태운 '영끌' 광풍…'셔세권' 동탄 대출지수 70선 돌파

2030 매수 비중 52% 육박, 비규제 풍선효과에 6주째 상승폭 확대
국토부 "상시 모니터링"…집값 급등에 규제 지역 지정 가능성 ↑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모습. ⓒ 뉴스1 김영운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20·30세대가 화성 동탄 집값을 밀어올리고 있다. 아파트값의 70% 이상을 대출에 의존한 '영끌 매수'가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도체 호황 후광 효과와 교통망 확충, 비규제 지역 등 조건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치며 시장 과열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규제 지역 지정 가능성을 얘기한다.

동탄 대출지수 71.55, 집값의 70%를 빚으로 샀다

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 집합건물(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등) 대출지수 평균은 71.55를 기록했다.

대출지수는 거래가격 대비 근저당권 설정 비율로, 지수가 70을 넘으면 매수자가 집값의 70% 이상을 대출로 조달했다는 의미다.

동탄 대출지수는 올해 1월 21.95에서 2월 60.29, 3월 61.81, 4월 64.02로 오른 데 이어 5월 70선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5월 기준 서울 평균 대출지수는 49.01, 경기도 평균은 64.10으로 집계돼 동탄이 수도권 주요 지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시장에선 반도체 업황 개선과 '반도체 셔세권(역세권+셔틀버스)' 프리미엄, 저리 사내대출과 역대급 성과급이 젊은 실수요자의 매수 여력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 본사의 모습. 2026.5.22 ⓒ 뉴스1 이호윤 기자
억대 성과급·연 1.5% 사내대출, 동탄 '셔세권' 유입

삼성전자 직원들은 무주택자와 1주택자를 대상으로 도입된 주택 사내대출을 통해 최대 5억 원 안팎을 연 1.5% 수준에 빌릴 수 있다. SK하이닉스 직원들도 최대 1억 원 규모의 저리 주택자금 융자를 이용할 수 있어 직주근접 역세권과 통근 셔틀버스 노선을 따라 형성된 동탄 일대 '셔세권' 단지로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1월부터 4월까지 동탄 아파트 거래 3189건 가운데 20대, 30대 매수 비중은 52.8%로 절반을 넘겼다.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화성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60% 올라 전주 0.49%보다 상승 폭이 0.11%포인트(p) 커졌다. 4월 4주 0.20% 이후 5월 1주 0.25%, 2주 0.35%, 3주 0.46%, 4주 0.49%에 이어 6주 연속 오름폭이 확대됐다. 올해 누적 상승률만 5.11%에 달한다.

동탄역 시범한화 꿈에그린 프레스티지 전용 84㎡는 지난달 22일 16억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고, 동탄역 롯데캐슬 국민평형도 20억 8000만 원에 손바뀜했다. 매물도 3개월 새 6501건에서 3733건으로 42.6% 줄어 경기도에서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서울과 경기 다수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지만, 동탄은 규제를 비켜 가면서, 비규제 풍선효과와 갭투자 수요까지 흡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 아파트의 모습. 2024.7.30 ⓒ 뉴스1 김영운 기자
치솟는 집값·대출에 동탄 규제지역 지정론 고개

일각에서는 집값과 대출 의존도가 동시에 치솟으면서 규제지역 재지정 가능성을 거론한다. 정부는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1.3배를 넘으면 조정대상지역, 1.5배를 넘으면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검토할 수 있다.

시장에선 동탄과 인근 기흥 등이 이미 요건을 충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과열이 이어질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나 규제지역 재편 논의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장 추가 규제 지정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주택가격 통계가 매주 업데이트되는 만큼 정량 지표를 토대로 반도체 벨트 주요 지역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