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만 옮겨선 안된다"…2차 이전, 정착 가능한 도시 만들기
[5극3특]④ 생활·일자리·교육 결합한 '정착형 균형발전' 필요
"외곽 분산 아닌 메가거점 중심 산업 생태계 키워야"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5극3특' 전략과 맞물려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차 혁신도시 정책이 물리적 이전에는 성공했지만 정주·산업 생태계 구축에는 한계를 드러낸 만큼, 2차 이전은 생활·일자리·교육·교통이 결합된 '정착형 균형발전' 모델로 재설계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18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 소재 350여 개의 공공기관을 비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최종 로드맵을 확정하고 이르면 2027년부터 본격적인 이전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2000년대 중반부터 국가 균형발전 정책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됐다. 지난 전국 10개 혁신도시 등에 153개 공공기관이 이전하면서 수도권 기능 일부가 지방으로 분산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한계점 역시 분명하게 드러났다. 상당수 공공기관 직원이 주말마다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생활 패턴이 이어졌다. 실제 가족동반 이주율은 지난해 기준 71%로 목표치인 75%에 미치지 못했다.
혁신도시 상당수가 외곽 중심으로 조성되면서 교육·의료·문화 인프라 부족 문제도 반복됐다. 민간기업 유입 역시 제한적으로 이뤄지며 지역 자족 기능과 산업 생태계 형성에도 어려움을 겪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이전 혁신도시 지역 가운데 인구가 증가한 곳은 5곳에 불과했다. 혁신도시가 위치한 대다수 지방자치단체의 지역내총생산(GRDP) 증가율은 전국 평균 이하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2차 이전에서는 기존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한 부지 확보 경쟁이나 외곽 개발 중심 전략으로는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홍준현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과거 권역 거점이 아닌 시도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방식은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이어졌다"며 "권역의 중심 도시 기능을 키우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파급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전·부산·대구 등 주요 광역 지자체들이 원도심 이전 전략을 검토하는 것도 이런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기존 도심의 생활 인프라와 교통망, 상업시설을 활용해 정주 여건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대구는 KTX와 SRT 등 광역 교통망이 집결된 '동대구역세권' 도심 내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 중이다. 부산은 '북항 재개발 구역'과 인접 원도심 연계 방안을 구상했다. 대전 역시 대전역 주변 도심융합특구를 공공기관 이전의 핵심 거점으로 삼았다.
해외 사례 역시 기존 도심 활용 전략에 무게를 싣고 있다. 영국 샐퍼드는 공공기관 이전과 수변 재생 사업을 연계해 미디어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했다. 스웨덴 말뫼는 노후 산업시설 부지를 대학과 연구기관 중심으로 재편하며 도시 구조 전환에 성공했다.
단순 기관 이전보다 민간 산업과 생활 기반을 함께 키우는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이전도 지역 산업 구조와 연계한 '광역 경제권' 전략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유호 단국대 공공경영대학원 교수는 "수도권에 버금가는 권역별 경제권을 형성해 국토 균형발전을 이루는 것이 핵심"이라며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을 육성하고, 미래 지향적인 특화 산업을 발굴하는 중장기 플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공공기관 이전은 결국 국토 대전환을 위한 정책 수단 중 하나"라며 "지방이 스스로 발전을 주도할 수 있도록 성장 엔진을 발굴하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발표할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은 향후 10년 국가 균형발전 정책의 방향을 결정할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항수 한국지방자치학회 회장은 "단순한 나눠먹기식 이전이 아니라 지역의 기업, 교육 인프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5극3특이라는 큰 틀에서의 국가 균형발전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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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재명 정부가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을 국정 핵심 과제로 추진하면서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과거 혁신도시 정책이 낮은 정주율과 자족 기능 부족이라는 한계를 드러낸 가운데, 영국 샐퍼드·스웨덴 말뫼처럼 기존 도심에 산업·대학·연구 기능을 결합한 '앵커 전략'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뉴스1은 [5극3특] 시리즈를 통해 1차 공공기관 이전의 성과와 한계를 짚고, 원도심 이전론과 초광역권 전략의 가능성, 지역별 대응, 예상되는 부작용과 과제를 차례로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