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이후 세제 개편 속도…실거주 중심 과세 '압박' 커진다
다주택자 넘어 1주택자까지…과세 범위 확대 가능성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검토…보유세 개편도 가시권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세제에 대해 잇따라 강경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양도소득세와 보유세를 아우르는 종합 개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거주 여부를 기준으로 과세를 강화하는 방향이 거론되면서 1주택자까지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살지도 않으면서 오래 투자했다는 이유만으로 더구나 고가주택 양도세를 깎아주는 건 주거 보호정책이 아니라 주택투기 권장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비거주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겨냥한 발언이지만, 전반적인 세제 체계를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세제 개편의 1차 타깃은 양도세다. 정부는 매물 잠김을 유발하는 감면 구조를 손질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핵심으로 꼽히는 것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또는 폐지다. 실거주 없이 보유만 하는 주택을 투자 자산으로 보고 세제 혜택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현재 1가구 1주택자는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최대 80%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이 가운데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최대 40%)를 제외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관련 입법이 진행 중이다. 범여권 의원들은 보유 기간 공제를 폐지하고 실거주 2년 이상부터 최대 80% 공제를 적용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여기에 5월 9일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면 2주택·3주택 이상자에 대한 중과세가 부활해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경로는 크게 줄어들게 된다.
정부는 그동안 양도세 감면이 매물 출회를 지연시키는 역할을 해왔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경우 오히려 매물이 더 줄어드는 역효과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정렬 영산대 교수는 "양도세 감면을 동시에 없애면 거래 자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유세 개편도 주요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최근 인터뷰에서 양도세 중과 이후에도 시장 불안이 이어질 경우 추가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보유세를 주요 수단 중 하나로 제시했다.
가장 유력한 수단으로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이 꼽힌다.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이 가능해 정책 실행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강점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해당 비율을 80%에서 95%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한 사례가 있다.
공시가격 현실화율 조정 가능성도 언급되지만, 실제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공시가격이 보유세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각종 부담금 산정 기준으로 활용되는 만큼 파급 범위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공시가격은 다양한 사회보험과 조세의 기준이 되는 만큼 단기간에 손대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종합부동산세 역시 다주택자와 고가 1주택자를 중심으로 과세표준 구간을 세분화하는 방식의 개편 가능성이 거론된다.
문제는 세제 개편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될 경우 시장 충격이 작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양도세와 보유세가 동시에 강화되면 매도 유인이 약화되면서 거래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순차적 적용과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규제를 한꺼번에 강화할 경우 매물 잠김과 가격 왜곡이 심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정렬 교수는 "세제 개편 속도는 정치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동시에 추진될 경우 시장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윤수민 위원도 "보유세와 양도세는 상호 보완적으로 설계돼야 하는데 현재는 모두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시장의 대응 여지가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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