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자잿값 불안…건설현장 3분기 '직격탄'
주요 건설사들 일부 사업장 시행사에 공기지연 리스크 통
휴전 이후에도 고유가 후행 영향 우려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중동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건설 현장에서도 자잿값 인상 등 비용 부담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업계는 주요 자재의 비축 물량으로 2분기까지는 버틸 수 있지만, 3분기부터는 수급 차질이 나타나며 현장에 직접적인 영향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요 자재들의 비축 물량으로 감당이 어려워지는 3분기부터 건설 현장 영향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동 전쟁으로 인한 건설업계의 비용 상승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나프타 재고 분량으로 2분기까지는 버틸 여력이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 3분기부터 수급 제한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방수, 도장(페인트), 유기단열재, PVC 창호 등 마감재 생산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감재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 아파트의 경우 준공이 지연되는 상황도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자재 업체들도 확보한 물량을 대량으로 소화할 수 있는 대형 건설사 위주로 공급할 수밖에 없다"며 "일부 중소형 건설사들은 3분기 이전에 원자잿값 상승과 자재 부족의 직격탄을 먼저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주요 건설사들도 비상 대응에 들어간 상태다.
현대건설(000720)은 지난달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힐스테이트 메디알레)에 공사비 원가 상승과 공기 지연 가능성을 알리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후 전국 공사현장에도 유사한 내용을 공유하며 상황을 전달했다.
포스코이앤씨도 최근 일부 사업장 시행사에 중동 전쟁 등 건설환경 악화에 따른 공기 지연과 원가 상승 리스크를 담은 문서를 전달했다.
대우건설(047040)은 아직 공문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개별 현장별로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자잿값 상승에 대비하고 있다.
중동 전쟁이 휴전 국면에 들어갔더라도 고유가의 후행 국면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쟁은 단순히 단기간의 가격 급등에 그치지 않고, 에너지 생산시설 훼손, 해상운송 차질, 보험료 상승, 공급계약 재조정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실물경제 전반에 후행 효과를 남긴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국면에서 건설업은 타 산업보다 충격이 늦게 가시화되는 반면, 그 파급효과는 더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자잿값과 운송비 상승으로 공사비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지면서 높은 수준에 고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기업의 수익성 악화, 경영 부담 확대, 민간개발사업의 사업성 악화로 인한 발주 예정 물량 재조정 등도 우려 요인으로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중동 전쟁 이후 재건 수요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한 대형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은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등에서 정유·화학 플랜트 사업을 다수 수행한 경험이 있어 재건 수주에서도 유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발주가 전쟁 휴전이나 종료 직후 바로 나오지는 않기 때문에 장기적인 긍정 요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선구 실장도 "국제유가 상승은 중동 산유국의 재정 여력을 개선해 플랜트, 에너지, 인프라 발주 확대의 기반이 될 수 있다"면서 "단기적인 리스크와 중기적인 기회가 공존하는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d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