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면 세금 더 낸다"…비거주 1주택 겨냥 장특공제 손질

보유 중심 세제 축소, 실거주 기준 강화…제도 개편 의지
거래 감소·전월세 영향 가능성…집주인 선택 변화 불가피

9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에 급매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4.9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을 언급하며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보유 중심 혜택을 줄이고 실거주를 기준으로 과세 체계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매물 유도와 함께 비거주 보유를 줄이려는 정책 신호로 보고 있다.

정부는 현행 제도가 장기 보유를 유도해 투자 목적의 1주택 보유를 늘렸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비거주 보유를 줄이고 실거주 중심으로 시장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거래 위축 등 시장 유동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특공제 손질 본격화…"보유보다 거주"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양도세 장특공제는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오로지 장기 보유했다는 사유만으로 양도세를 대폭 깎아주는 제도"라며 "장기 거주에 대해 양도세를 깎아 주는 제도는 따로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특공제 부활 못 하도록 법으로 명시해 두면 정권교체가 되더라도 대통령이 마음대로 못 바꿀 테니 버티는 게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며 강력한 개정 의지를 드러냈다.

장특공제 제도는 부동산을 일정 기간 이상 보유할 경우 양도 차익의 일부를 공제하는 제도다. 매매 가격 12억 원 이하 주택은 양도세를 면제한다. 이를 초과하는 구간의 아파트 1가구 1주택자는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최대 80%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현행 제도가 매물 보유를 부추겨 '똘똘한 한채'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장기 보유에 따른 혜택이 커 집주인들이 집을 팔기보다 계속 보유하려는 유인이 크다. 이 과정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투자 목적 보유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현행 장특공제율은 보유와 거주를 분리해 각각 최대 40%의 공제율을 적용한다. 이 대통령이 '비거주자' 대상 장특공제 폐지를 언급한 만큼 실거주에 대한 혜택은 유지될 전망이다.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최대 공제율은 40%~80% 사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시장에 매물 출회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 또한 "점진적·단계적으로 폐지해 팔 기회를 주면 해결된다"며 "공제 폐지를 하되 6개월간은 시행유예, 다음 6개월간은 절반만 폐지, 1년 후에는 전부 폐지 이런 방식으로 빨리 파는 사람이 이익이 되게 하면 매물 잠김이 아니라 매물 유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거 이동 제약 우려…집주인 선택 변화 불가피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6.4.20 ⓒ 뉴스1 김민지 기자

장특공제를 개현할 경우 1주택자의 주거 이전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기존 취득세에 양도세 부담까지 더해질 경우 거래 비용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고강도 대출 규제 속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일반적인 주거 이동마저 쉽지 않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들이 매도, 실거주 전환, 증여 등 다양한 선택을 두고 고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양도세 부담이 커질 경우 매도 대신 실거주를 택하거나 보유를 이어가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주택자에 대한 장특공제 변화는 시장거래를 장기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새집으로 옮겨 가기 위한 비용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고, 이는 유예 기간을 둔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거래 감소와 함께 매물 감소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주가 어려운 비거주 1주택자들이 실거주를 선택할 경우 전월세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위원은 "1주택자의 대다수가 기존 보유 주택에 실거주할 가능성이 높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전월세 물건이 부족한 상황에서 1주택자가 무주택자로 돌아서는 경우는 극히 일부"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7월 발표될 세제 개편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주목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전반적인 세제 개편 방향이 향후 부동산 시장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양도세 강화 자체만으로는 '버티기'를 선택하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7월 세법 개정안에 담길 보유세 강화 정도에 따라 향후 시장 변화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