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하남으로 눈 돌린다…전세 절벽에 '탈서울' 확산

서울 강북 지역 전세 90% 감소…서울 인접 지역 수요 몰려
서울 전세 대신 경기 아파트 매수하는 실수요자…가격 오름세

사진은 경기 김포시 운양동 아파트단지 모습. ⓒ 뉴스1 정진욱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전세 매물이 없어 인근 남양주까지 소개했어요. 전세 매물을 더 구할 바에 그냥 집을 사겠다고 합니다" (노원구 A 부동산 관계자)

서울 전세난이 고강도 규제 여파로 심화하면서 실수요자의 '탈서울' 이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일부 수요는 계약 자체를 포기하고 남양주·하남 등 인접 경기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이들 지역에 수요가 몰리자 매매와 전셋값은 동반 상승하고 있다.

경기도 아파트 구매 나선 서울 실수요층

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 지역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 등) 매수자 중 서울 거주자 비율은 15.0%다. 지난 2022년 11월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중 구리(35.1%), 하남(34.5%), 남양주(34.5%) 등 서울 인접 지역의 비율은 30%를 웃돌았다.

서울 거주자 이동은 전세 매물 부족 여파다. 서울 전역은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고 있다.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금지 이후 전세 물건은 빠르게 감소했다. 올해 들어 다주택자의 임대차 매물도 정부의 양도세 중과 방침 발표 이후 매매로 전환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6일) 기준 서울 강북구의 전세 매물은 136개로 집계됐다. 1년 전(1303개) 대비 약 89.6% 감소한 수준이다. 노원구 또한 전세 매물이 215개로 1년 전(1191개) 대비 약 81.9% 감소했다. 도봉구(494개→155개), 성북구(1303개→136개)의 전세 매물도 자취를 감췄다.

실수요자는 전세난을 피해 인접한 경기도로 이동을 택했다. 비교적 가격 부담이 낮고, 직주 근접을 보장할 수 있는 지역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원구 상계주공 10단지 일대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전세 기간 만료 이후 같은 단지의 전세 매물을 구하려다 실패한 신혼부부가 있었다"며 "실거주가 가능한 물건도 없다 보니 남양주 아파트를 매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전했다.

강북 대단지 전세 '0건'…경기 실수요 유입 이어진다
23일 서울 노원구 한 부동산에 전월세 임대 매물 대신 매매 매물 정보만 가득하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는 등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026.3.23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 인구의 경기도 유입은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아파트 누적 상승률 1위는 용인 수지구(6.44%)다. 안양 동안구(5.19%)와 구리(4.03%)가 뒤를 이었다.

전셋값도 밀어 올리고 있다. 수원 영통구는 올해 전셋값 누적 변동률 3.41%를 기록했다.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어 하남(2.46%), 화성(2.43%), 구리(2.13%)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도 오름세가 이어졌다.

미아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시장에 나오는 전세 매물이 지난해 12월부터 아예 없는 수준"이라며 "그나마 나오는 물건도 등장하자마자 기존 가격 대비 1억 원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서울과 인접한 경기 지역의 꾸준한 실거주 유입을 전망했다. 서울 전세 매물이 부족한 데다 정부의 규제도 계속되고 있어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2021년 당시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경기도 아파트가 본격적인 키 맞추기 국면에 돌입했다"며 "실거주 수요가 15억 원 이하의 경기 아파트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