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 '인재'…중앙기둥 하중 2.5배 과소 설계

단층대 미인지로 지반 위험 키워…설계 단계부터 구조 취약
막장 관찰 생략·정기점검 미실시…감리·안전관리 전반 부실

11일 오후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공사 현장 인근이 붕괴돼 사고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2025.4.11 ⓒ 뉴스1 김영운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는 중앙기둥 하중을 실제보다 2.5배 낮게 계산한 설계 오류와 단층대 미인지가 겹치며 발생한 인재로 확인됐다. 시공 과정에서도 막장(굴착면) 관찰을 사진으로 대체하고 정기점검과 균열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안전관리 전반이 부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기둥 하중 2.5배 과소 산정…설계 단계부터 구조 취약

2일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2아치터널(2-Arch 터널)의 핵심 구조물인 중앙기둥 설계 오류에서 비롯됐다. 중앙기둥을 실제로는 3m 간격으로 설치하면서도 구조 계산에서는 하나의 연속 부재로 간주해 하중을 2.5배 낮게 반영했다.

기둥 길이도 실제 4.72m가 아닌 0.335m로 설계에 반영되면서 구조적 안전 여유가 크게 줄었다. 설계감리는 이 같은 오류를 검토 단계에서 걸러내지 못했다.

시공사와 시공감리 역시 착공 전 설계도서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고, 2024년 9월 중앙터널 폭 확대 설계 변경 과정에서도 추가 구조해석 없이 기존 기둥 제원과 철근량을 그대로 유지했다.

막장 관찰 생략·자격 미달 투입…시공 과정도 부실

지반 조건에 대한 대응도 미흡했다.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 사고 구간의 단층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터널 굴착 과정에서 지반기술자가 1m마다 직접 확인해야 하는 막장 관찰은 일부 구간에서 사진으로 대체됐다. 막장 관찰은 실무경력 5년 이상의 고급기술자가 수행해야 하지만 자격 미달 인력이 투입됐다.

또한 설계보다 암반 등급이 낮은 구간에서도 암판정을 생략해 중앙기둥에 추가 하중이 가해지는 상황이 이어졌다.

일반터널, 2아치터널 구조도(국토교통부 제공).
정기점검·균열관리 '전무'…안전관리 체계 미작동

안전점검 체계도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 시공사는 매일 실시해야 하는 자체 안전점검을 사고 전후 상당 기간 수행하지 않았고, 2아치터널에 대한 정기 안전점검도 착공 이후 사고 당일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중앙기둥은 균열관리대장이 작성되지 않았으며, 부직포로 감싸져 있어 콘크리트 균열과 변형 등 파괴 전조를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터널 시공 순서 역시 설계와 다르게 변경됐지만, 시공감리단장 승인만 받았을 뿐 구조적 안전성 검토는 진행되지 않았다. 좌우 터널 굴착 깊이 차이를 20m 이내로 제한한 기준도 최대 36m까지 초과했다.

손무락 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은 "터널 공사의 안전을 제대로 확보하려면 이번 사고에서 드러난 설계와 시공, 감리 단계의 허점을 제도 개선으로 확실히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신안산선 공사현장 지하 70m 지점에서 철근이 무너져 있다. 이 사고로 매몰된 50대 남성이 사망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8 ⓒ 뉴스1

국토부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특별점검에서 막장면 관찰자 자격 미비, 정기점검 미실시, 지보공 시공순서 변경 후 구조 안전성 미확인, 발주자 서면승낙 없는 재하도급 등 법령 위반을 추가로 적발했다.

국토부는 설계사·시공사·감리사에 대해 영업정지, 벌점,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검토하고 있으며,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산업안전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경찰과 고용노동부에 수사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