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부족 속 치솟는 서울 분양가…집값 안정 기조와 '엇박자'
노량진 3.3㎡당 8000만원대 예고…강남보다 높은 수준
새 아파트 선호·공급 감소 맞물려 분양가 상승 압력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서울 일부 재개발 단지가 강남을 웃도는 고분양가로 청약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서울의 공급 부족과 새 아파트 선호가 맞물리며 분양가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고분양가가 주변 시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집값 안정 기조와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을 재개발하는 '흑석 써밋'의 3.3㎡당 분양가는 약 8500만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전용 84㎡ 기준 약 28억 원 수준이다.
이는 강남권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달 DL이앤씨가 시공한 '아크로 드 서초'의 분양가는 3.3㎡당 약 7800만 원으로,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됐다.
주변 시세와 비교해도 높은 가격이다. 흑석 써밋과 인접한 흑석한강센트레빌 전용 84㎡는 지난달 24억 7000만 원에 거래됐고, 흑석한강푸르지오 동일 면적도 올해 1월 24억 원에 거래됐다.
최근 상한제 미적용 단지를 중심으로 고분양가가 등장하는 배경에는 공급 부족과 새 아파트 선호가 있다. 시행사(조합)는 서울의 풍부한 대기 수요를 고려할 때 높은 분양가에도 흥행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4만 6738가구이며, 내년에는 2만 8614가구, 2028년에는 8516가구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공급 감소 기대가 '비싸도 팔린다'는 인식을 키우고 있다.
이달 강서구에서 분양한 '래미안 엘라비네'는 1순위 평균 경쟁률 25대 1을 기록했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5178만 원으로 강서구 최고 수준이다. 발코니 확장 등 옵션을 포함하면 전용 84㎡ 기준 19억 원을 웃돈다.
다음 달 분양 예정인 동작구 노량진6구역 재개발 단지 '라클라체자이드파인'도 3.3㎡당 7000만 원 중반대로 예상된다.
문제는 고분양가가 주변 시세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신규 분양가가 기준점 역할을 하면서 인근 단지 가격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흑석·노량진처럼 정비사업이 이어지는 지역에서는 후속 분양가와 기존 시세가 연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분양가가 시장에서 수용되면 시세 하단을 형성하게 된다"며 "기존 아파트 가격도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집값 안정 정책과 방향이 엇갈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는 흐름과 대비된다. 고분양가 단지가 정책 효과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비상한제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분양가 책정에 여유가 있다"며 "HUG 보증과 지자체 심의를 통과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 수준으로 가격을 설정한다"고 말했다.
향후 분양가는 공사비 상승 영향으로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도권 외곽 등 사업성이 낮은 지역에서는 분양가 인상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사업 지연 가능성도 거론된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안전 비용 증가로 건설사들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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