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가구 만점도 탈락…서울 청약 '가점 인플레' 현실화
강서 래미안 59㎡ 커트라인 69점…만점자끼리 경쟁
신축 부족에 커트라인 급등…1~2인 가구 청약 사실상 불가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서울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 당첨 가점이 급등하면서 4인 가구 만점자도 당첨이 어려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신축 물량 감소와 수요 집중으로 가점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청약통장 가입자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강서구 래미안 엘라비네 전용 59㎡의 청약 당첨 가점은 최저·최고 모두 69점으로 집계됐다.
69점은 4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고 점수다. 즉 4인 가구 만점자끼리 추첨을 통해 경쟁한 셈이다. 3인 가구는 만점(64점)이라도 탈락하는 구조였다.
이 단지 전용 84㎡A형의 당첨 가점은 최저 61점, 최고 72점으로 나타났다. 최고점을 기준으로 보면 3인 가구 만점자도 간신히 합격선에 걸치는 수준이다.
다른 서울 신축 단지도 상황이 비슷하다. 1월 말 분양한 서대문구 '드파인 연희'의 전용 59㎡ 기준 가점은 최저 69점·최고 71점이었다. 3인 가구 만점자는 당첨이 사실상 어려운 수준이다.
또 전용 74㎡ A형의 가점은 최저·최고 69점으로 4인 가구 만점자끼리 경쟁을 벌였다.
강남권 당첨 가점은 더 높다. 지난해 12월말 분양한 '역삼 센트럴 자이'는 전 평형에서 청약 당첨 가점이 최저 69점이었다.
청약 당첨 가점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면서 1~2인 가구의 당첨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현행 청약 제도는 부양가족 수와 무주택 기간,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길수록 유리한 구조다.
4인 가구 기준 만점(84점)을 받으려면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에 청약 통장을 해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는 2608만 7404명으로, 전월 대비 약 4만 5200명 감소했다. 정점을 찍었던 2022년 6월(2859만 9279명)과 비교하면 약 251만 명 줄어든 수치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서울 신축 분양 물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자금 여력이 되는 4인 가구 수요가 소형 면적에 집중되면서 가점 커트라인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1~2인 가구는 가점제로 당첨되기 어려운 구조가 굳어지면서 청약통장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공급이 신생아 가구 혜택을 늘리는 형태로 개편되는 점도 가입자 이탈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 구조가 자녀가 있는 가구 중심으로 짜여있다보니, 1인 가구 또는 젊은 신혼부부는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이 아주 어렵다"며 "가족 형태가 다양해진 현실을 고려해 청약제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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