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눌러앉고 신규 계약 신고가…전세대란 신호 뚜렷
서울 갱신계약 비중 48%…매물 줄고 전셋값 상승 압력 확대
수급지수 166.8로 '경고등'…"전세대란 재연 가능성"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전세시장이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한 기존 세입자의 눌러앉기가 확산되면서 시장에 풀리는 매물이 급감하고, 신규 계약은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가격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수요는 유지된 반면 공급은 줄어드는 구조가 굳어지며, 지표 곳곳에서 과거 전세 대란 시기와 유사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3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중 갱신계약 비중은 48.2%로 집계됐다. 지난해 평균(41.2%)보다 7%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전체 계약의 절반가량이 기존 세입자의 재계약으로 채워지면서 시장에 풀리는 전세 물량은 그만큼 줄었다.
여기에 다주택자 압박과 서울 전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까지 겹치며 신규 물량마저 제한되는 상황이다. 매물은 줄어든 반면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이 단기간에 뛰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 신규 계약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노원구 월계동 롯데캐슬루나 전용 127㎡는 지난달 7억 7000만 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며 해당 면적대 최초로 7억 원을 넘어섰다. 직전 최고가(6억 8000만 원) 대비 단번에 1억 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마포구 망원동 마포한강아이파크 전용 84㎡ C타입 역시 지난달 10억 원에 거래되며 5개월 만에 1억 원 상승했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전세 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는 점이다. 가격 부담이 커질수록 기존 세입자는 갱신계약을 통해 거주를 이어가려 하고, 이는 매물 감소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순환 고리가 이미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급 지표 역시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66.8을 기록하며 임대차3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급등했던 2021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수급지수가 100을 넘을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로, 현재 시장은 공급 부족 상태에 근접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서울 전세지수는 지난주 100.6을 기록하며 2월 이후 기준선(100)을 웃도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세지수가 100을 상회한 것은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국면에 재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전세시장의 구조적 불균형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 매물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전세 대란 당시처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고, 시장 불안도 장기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각하면 전세 공급이 줄어들고 가격이 하락하는 만큼 전세난 우려는 '기우'라는 입장이다.
앞서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집값보다 전세가가 더 오를 수는 없다"며 "부동산 시장을 하향 안정화 추세로 유도하는 것이 전월세 무주택자에게 이익"이라고 말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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