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공사비↑·공급↓…건설업계 '복합 압박' 심화
환율 상승에 자재비·인건비 동반 상승…인허가 감소
대형사는 선별 수주, 중소는 PF 부담…업계 구조조정 압력 확대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건설경기 침체 속에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공사비 상승과 공급 위축, 건설사 구조조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복합 압박'이 커지고 있다. 환율 변동이 단기 비용 증가를 넘어 중장기 주택 공급 구조와 산업 재편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투자는 9.9% 감소해 1998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이 더해지면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건설 자재비와 인건비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공사비 지수 전반에 추가 상승 압력이 가해지는 구조다.
한국무역협회 분석에서는 환율이 1450원일 경우 국내 건설 생산비가 2023년 대비 2.47% 증가하고, 1500원까지 오르면 3.34%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고환율이 철강·장비 등 달러 결제 비중이 높은 자재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건설 원가율 전반을 상승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원가 상승은 사업성 악화로 이어지며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사비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사업은 착공이 지연되거나 규모가 축소되고, 수익성이 낮은 프로젝트는 추진이 보류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 영향은 인허가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2025년 전국 주택 인허가는 37만 9834가구로 전년 대비 12.4% 줄었다. 서울은 4만 1566가구로 19.2%, 지방은 15만 7130가구로 21.9% 감소했다.
건설업계는 비용 부담이 높은 비핵심 사업이 취소될 경우 향후 2~3년 뒤 입주 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공사비 상승이 장기화할수록 공급 공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 전반에서는 구조조정 압력도 커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는 수도권 중심의 선별 수주와 해외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중견·중소 건설사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환 부담과 자재비 상승, 미분양 증가가 겹치며 재무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수익성이 낮은 지방 분양 사업과 소규모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축소 움직임이 뚜렷하다. 연체율 상승과 일부 업체의 사업 중단 가능성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도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고환율에 따른 물가 상승과 금리 부담이 맞물리며 실수요자의 매수 심리가 위축되는 흐름이다. 다만 업계는 수요 위축보다 공급 감소와 산업 구조 변화가 시장에 미칠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분석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환율 상승과 고유가가 동시에 이어지는 고비용 국면이 장기화하면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빠르게 정리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공급 축소와 업계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