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지연되면 정책 효과 반감…부동산 안정화 '속도전'이 승부처
인허가·보상 병목 여전…속도 못 내는 3기 신도시
"대책 발표론 불안심리 해소 한계…빠른 실행 필요"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 강화로 수요 억제에 나선 가운데, 주택 시장에서는 공급 속도가 안정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9일 3기 신도시 가운데 최대 물량(약 8만 가구)이 계획된 남양주왕숙 공공주택지구를 찾아 공정 현황을 점검했다.
김 장관은 지구계획 수립부터 토지 보상, 택지 조성, 공공주택 건설까지 전 과정에 걸쳐 속도 제고를 주문하고, 관계기관 협의와 인허가 과정에서 발생하는 병목 해소를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시간을 너무 끌면 안 하는 것과 같다"며 정책 실행력 강화를 주문했다.
정부가 주택 공급 '속도전'에 나선 배경에는 현재 시장 구조가 자리한다. 대출·세제 등 규제를 다주택자를 넘어 비거주 1주택자까지 확대하며 투기 수요 억제에 집중하고 있지만, 수요를 인위적으로 억제하는 방식만으로는 시장을 장기간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과거 사례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다. 문재인 정부 당시 고강도 규제를 시행했음에도 공급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집값 상승을 억제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단순한 공급 계획이나 물량 확대를 넘어 실제 착공과 분양으로 이어지는 체감 가능한 공급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공급 속도가 여전히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3기 신도시 가운데 인천계양지구는 공정률 60%를 넘기며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남양주왕숙과 하남교산 등 주요 지구는 공정률이 5~2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상당수 사업이 착공 초기 단계에 그치면서 단기간 내 공급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토지 보상 갈등과 공사비 상승, 복잡한 행정 절차 등이 사업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구체적인 지연 사례도 나타난다. 6만7000가구 규모 주택 공급이 계획된 광명시흥지구는 당초 지난해 토지 보상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보상금 지급은 올해 말로 미뤄질 전망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주택 공급 규모를 둘러싼 서울시와 정부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일정이 지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올해 예정된 토지 매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구 서리풀지구 공공주택 건설 사업 역시 주민 반발과 보상 문제 등이 맞물리며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요 억제 국면일수록 공급 공백이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신속한 착공과 분양으로 이어지는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단순히 공급 대책을 발표하는 것만으로는 시장 불안을 잠재울 수 없다"며 "빠른 공급을 통해 수요자가 체감할 수 있어야 시장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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