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성수 잡으려면 필수”…대형건설사, ‘글로벌 설계사’ 무한 경쟁
삼성·현대·GS건설, 해외 건축사무소와 협업…하이엔드 디자인
비용·인허가 문제 숙제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최근 국내 대형 건설사가 서울 압구정, 성수 등 주요 정비사업지 수주를 위해 해외 유명 설계사무소와의 협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세계적인 건축 거장들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앞세워 하이엔드 랜드마크를 원하는 조합원들의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무리한 설계로 인허가 단계에서 사업 지연 등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핵심 정비사업지인 압구정, 한남, 성수동 일대를 중심으로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 유명 설계사와 협업한 단지 디자인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서울 주요 지역 수주전의 가장 큰 특징은 글로벌 건축 그룹의 전면 배치다. 압구정 등 한강 변 정비 사업지에서는 지역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랜드마크'에 대한 조합원들의 기대감이 크다.
건설사들은 해외 랜드마크 설계 경험을 가진 글로벌 건축가와 협업해 설계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세계적인 거장의 이름을 앞세워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삼성물산(028260) 건설부문은 서울 압구정 4구역 재건축 사업에서 건축계의 거장 노먼 포스터의 영국의 건축설계사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와 손을 잡았다.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는 미국 캘리포니아 애플 본사를 비롯해 런던 시청사, 홍콩 HSBC 본사 등 세계 주요 도시의 상징적인 건축물을 설계한 바 있다.
현대건설(000720)은 압구정 3구역과 5구역에서 각기 다른 설계사와 협업에 나섰다. 압구정 3구역 재건축 설계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최고급 주거 타워 '220 센트럴 파크 사우스'를 설계한 '람사'(RAMSA)가 참여한다. 5구역은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리처드 로저스가 설립한 RSHP(Rogers Stirk Harbour+Partners)가 파트너로 함께한다.
GS건설(006360)은 성수1지구 재개발 사업에서 세계적인 설계사인 '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츠'와 협업한다. 용산 아모레퍼시픽 사옥과 독일 베를린 신박물관 등을 설계한 치퍼필드 아키텍츠는 차별화된 외관 설계가 강점이다.
대우건설(047040)도 최근 해외 파트너와의 협력에 적극적이다.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에서는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도쿄 롯폰기 힐스 등을 설계한 미국 글로벌 설계사 '저드'(JERDE)와 협업한다. 성수4지구에서는 프리츠커 수상자인 리차드 마이어가 설립한 미국의 마이어 아키텍츠(Meier Architects)와 손잡았다.
디자인 협업을 넘어 '건축 구조' 분야에서도 협업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 5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은 이를 지탱할 수 있는 구조 시스템 설계와 안전성 확보가 필수다.
국내 건설사와 '아룹'(ARUP)과의 협업 사례가 눈에 띈다. 아룹은 말레이시아의 초고층 빌딩 메르데카 118,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등 세계적인 랜드마크 건축물의 구조 설계와 엔지니어링을 수행한 엔지니어링 회사다.
GS건설은 지난해 아룹과 '초고층 기술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성수1지구 등에 초고층 설계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또한 최근 성수4지구 재개발 수주를 위해 아룹과의 협업을 발표했다.
다만 글로벌 업체와의 협업에 따른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해외 설계사에게 지불하는 수수료가 막대한 데다, 독특한 외관 구현을 위한 특수 공법 비용은 결국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건축 규제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설계가 인허가 과정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추후 디자인이 대폭 수정되는 경우 시간 지연과 공사비 증액에 따른 막대한 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압구정뿐 아니라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 수주를 위해서는 해외 설계사와의 협업이 사실상 필수가 됐다"며 "다만 국내 인허가 기준이나 공사비 부담 등을 고려하면 실제 사업 과정에서 설계 변경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gerrad@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