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57주 상승…일부 단지 임대차법 최고가 넘었다

전세 수요 유지 속 매물 감소…토허제 확대 이후 공급 줄어
노원 롯데캐슬루나 127㎡ 전세 7.7억…강북·노원 단지 최고가 경신

서울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자료사진) ⓒ 뉴스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조용훈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5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부 단지에서는 임대차법 시행 당시 기록했던 전세 최고가를 넘어서는 거래가 나오고 있다. 전세 수요는 유지되는 반면 매물이 줄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둘째 주(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2% 상승했다. 전주(0.08%)보다 상승폭이 0.04%포인트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이 기간 누적 상승률은 4.79%에 달한다.

임대차법 이후 전셋값 급등…토허제 겹치며 매물 감소

2020년 임대차법 시행으로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최대 4년까지 거주할 수 있게 되자 집주인들은 신규 계약에서 향후 임대료 인상분을 미리 반영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당시 서울 전셋값이 급등하며 일부 단지에서는 역사적 최고가가 형성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위치한 롯데캐슬루나다. 전용면적 127㎡는 2020년 11월 전세 6억 5000만 원에 계약된 이후 오랫동안 이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지 않았다. 임대차법 시행 직후 전셋값이 급등하며 형성된 최고가였다.

이후 시장 환경이 달라졌다. 지난해 11월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전세 매물이 줄면서 일부 단지에서는 기존 최고가를 넘어서는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주택을 매수할 경우 일정 기간 실거주 의무가 적용돼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가 사실상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세 공급이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캐슬루나 전용 127㎡는 지난해 11월 6억 7500만 원에 거래되며 기존 최고가를 넘어섰고 지난달에는 7억 7000만 원까지 올랐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4단지 전용 59㎡ B타입도 지난달 3억 4000만 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약 4년 전 기록했던 전세 최고가보다 2000만 원 높은 수준이다.

강북구 미아동 벽산라이브파크 전용 59㎡ A타입 역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 단지는 2022년 전세 4억 1000만 원 이후 4억 원대를 넘지 못했지만 이달 들어 4억 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전세 매물 감소 이어지면 상승 압력 지속"

전문가들은 전세 수요가 유지되는 반면 공급이 줄어든 상황이 이어질 경우 전셋값 상승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다주택 보유자가 매각에 나설 경우 전세 물량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가구 1주택 유도 정책 기조가 전세시장에 예상치 못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공급 감소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4165가구에 그친다. 지난해 4만 6353가구와 비교하면 약 89.8% 감소한 수준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다주택자 규제가 계속 강화될 경우 전세 매물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임차 수요가 매매로 전환하면 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대출 규제로 시장 내 수요 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공급 감소 흐름까지 겹치면서 전월세 가격 상승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