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 1주택도 '사정권'…보유세 인상·장기보유공제 축소 유력
세제·금융 총망라한 강력 수요 억제 정책 예고
수도권 1주택자 전세대출 '공적 보증' 제한 검토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세제와 금융 등을 아우르는 강력한 수요 억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다주택자를 겨냥했던 기존 규제에서 한발 더 나아가 투기 성격의 1주택 보유자까지 정책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 집값 상승 기대가 약화하는 흐름을 정책적으로 굳히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12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집이 이익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세제와 금융을 포함한 강력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다주택자뿐 아니라 투기성 1주택자까지 규제 정책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정부가 수요 억제 카드에 무게를 두는 배경에는 최근 시장 흐름이 자리한다. 매물이 증가하는 가운데 집값 상승 기대감이 약화하는 조짐이 나타나자, 정책적으로 하락 안정 흐름을 굳히려고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5월 9일 종료되는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이후 매물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정부가 선제 대응에 나서는 배경으로 꼽힌다.
세제 분야에서는 보유세 강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 장관도 보유세 인상 여부에 대해 "준비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시세의 9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시가격을 단계적으로 높이면 별도의 세율 인상 없이도 보유세 부담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간에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선택지로 거론된다. 과세 기준을 조정하는 방식은 세 부담을 일정 수준 높이면서도 정책 방향을 시장에 분명히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도 사실상 기정사실이 되는 분위기다. 김 장관은 "말이 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언급하며 제도 손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보유 기간에 따라 세제 혜택이 과도하게 주어졌던 구조를 손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금융 규제 역시 수요 억제 방향에 맞춰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으로 1주택자가 서울과 수도권에서 전세대출을 받을 경우 공적 보증을 제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주택담보대출을 연장할 때 실제 거주 여부를 확인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실거주 목적이 아닌 대출을 통한 투자 수요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도 강화될 수 있다. 현재 다주택자가 신규 주택을 취득할 때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0% 규제를 기존 대출까지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정책 검토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이처럼 세제와 금융을 동시에 활용한 수요 억제 정책을 검토하는 것은 시장 심리를 통제하려는 목적이 크다. 과거 집값 상승기에는 대출 확대와 세제 완화 기대가 투자 수요를 자극하며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판단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가 보유 비용을 높이고 대출을 조이는 방식으로 주택을 투자 자산이 아닌 실거주 자산으로 전환하려는 정책 방향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보유세 강화와 금융 규제가 동시에 시행될 경우 다주택자는 물론 투자 성격의 수요 역시 매입에 나서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위원(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세제와 금융 등 고강도 대책이 나오면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며 "투자 성격의 수요는 줄어들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단기적으로는 투자 수요가 위축되면서 집값 상승세를 억제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공급 확대 없이 수요만 억제할 경우 전월세 시장 불안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투자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다주택자의 매물이 준다는 건 임대 공급이 줄어든다는 것이고 시장에서 매물을 모두 받아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심 위원은 "집값이 주춤한다고 전셋값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지금도 매맷값은 조정을 받지만, 전셋값은 오르는 상황이다. 수요는 여전한데 공급되는 매물이 줄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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