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건설사 97곳에 단체교섭 요구 공문…업계 예의주시

건설노조, 대우건설·현대건설 등 주요 건설사에 공문 발송
건설사들 법무·노무팀 중심 대응 검토…공사 지연 우려도

서울시내 한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자료사진)ⓒ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시행 이후 건설업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행 첫날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이 주요 건설사들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면서다. 건설사들은 법 적용 범위와 현장 영향을 점검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가 자신의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청 기업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파업 등 쟁의행위에 대해 기업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법 시행 첫날 건설노조는 대우건설·현대건설·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를 포함한 97개 주요 건설사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노조는 교섭이 시작되면 공휴일 유급수당 지급, 적정 하도급 대금 보장, 안전 관련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삼성물산, GS건설, 한화 건설부문은 교섭 단위 분리 신청을 진행 중이어서 이후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며 "공문을 받은 건설사 현장의 노조와 회사 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끝나면 본격적인 교섭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섭창구 단일화 기간은 약 한 달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이며 이후 구체적인 요구안을 마련해 교섭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사들은 아직 직접적인 대응에 나서기보다는 내부 검토를 진행하는 분위기다. 법 시행 초기 단계인 만큼 실제 현장에 미칠 영향과 대응 방향을 점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회사 법무팀과 노무팀이 법 시행에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과 실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 사이에 해석이 필요한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현재까지 현장에서 특별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건설노조가 공문을 발송한 만큼 향후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하청 간 역할과 책임을 이전보다 더 명확히 하고, 본사와 현장이 연계된 대응체계를 정비해 사업 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법 시행 초기인 만큼 현재까지 건설 현장에서 눈에 띄는 혼란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향후 교섭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사 지연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건설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노사 교섭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경우 공사 지연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법 시행 초기 단계인 만큼 건설사들도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위원도 "건설 현장에서 공기가 지연될 경우 건축비와 부대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며 "향후 개별 현장 상황에 맞는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