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돌파…건설업계 공사비·분양가·PF '삼중 압박' 우려
WTI 100달러·브렌트 110달러…1주일 새 국제유가 30% 급등
유가 10%↑ 땐 공사비 0.15%p↑…고유가 장기화 시 사업성 부담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자 건설업계가 또 한 번의 '유가 쇼크'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긴장, 주요 산유국의 추가 감산 논의가 이어지면서 일부에서는 유가가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22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고, 브렌트유도 배럴당 110달러 선을 넘어섰다.
국제유가는 불과 1주일 사이 약 30% 급등했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장기화할 경우 120~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잇따르면서 유가 상단이 어디까지 열릴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고유가 국면이 건설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국내 건설 공사비가 평균 0.15%포인트(p) 상승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이 같은 상승 폭을 단순 적용하면 공사비는 약 0.5%p 안팎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연구에 따르면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석회·아스팔트 등 비금속 광물 제품 생산비는 0.33%, 시멘트·레미콘 등 콘크리트 제품은 0.21%, 건설용 골재·석재는 0.19%, 철근·열간압연품은 0.12%씩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유가가 100달러 이상에서 장기간 유지되면 레미콘·철강 단가와 연료비 견적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공사비 상승이 분양가와 사업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비사업과 민간 분양 단지는 공사비 상승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이미 고금리와 미분양, 인건비·자잿값 상승 여파로 조합 분담금과 일반 분양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유가발(發) 공사비 인상까지 겹칠 경우 분양성이 낮은 단지는 사업 일정 연기나 설계 변경, 사업 조건 조정 등이 다시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도 유가 급등을 새로운 리스크로 주시하고 있다.
고금리와 분양 부진으로 이미 만기 연장과 추가 자금 투입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사비까지 상승하면 시행사와 시공사의 수익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 금융사 역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신규 취급이나 만기 연장 심사를 더욱 보수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유가가 100달러 이상에서 장기간 유지될 경우 PF 부실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규 착공 지연, 기존 사업 자금 회수 지연, 담보가치 재평가 등이 이어질 경우 시장 전반의 유동성이 경색될 수 있어 건설사와 금융권 모두 사업성 점검과 자금 관리에 더욱 신중해질 전망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은 유가와 환율이 조금만 흔들려도 PF 심사나 내부 투자위원회 분위기가 바로 바뀐다"며 "기존처럼 공격적으로 사업을 가져가기보다는 보수적으로 속도를 조절하는 전략을 택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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