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삼성화재, 광주 자율주행 실증 '원팀'…사고당 100억 보험
[일문일답] 현대차, 레벨4 무인주행 차량·플랫폼 공급
삼성화재, 연 300억 보상 전용보험 설계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국토교통부는 9일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자동차 제작사·보험사·운송플랫폼사가 함께 참여하는 'K-자율주행 협력모델' 참여 기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실증용 자율주행 차량과 운영 플랫폼을 제공하고, 삼성화재는 사고당 100억 원 규모의 전용 보험을 맡아 실증 과정의 리스크를 담당한다.
이번 공모에는 자동차 분야 1개사, 보험 분야 5개사(삼성화재·현대해상·한화·KB·DB손해보험), 운송플랫폼 분야 5개사(현대자동차·카카오모빌리티·쏘카·스튜디오갈릴레이·코나투스)가 참여했다. 이 가운데 자동차 제작사와 운송플랫폼사는 현대자동차(005380), 보험사는 삼성화재(000810)가 최종 협력사로 선정됐다.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 전용차(SDV)를 공급하고 표준화된 차량 제어 인터페이스(API)와 고속 통신망을 제공해 자율주행 기업의 기술 개발과 데이터 수집을 지원한다. 동시에 차량 관제·배차·운행 데이터 분석 등 운송플랫폼 운영체계도 구축한다.
삼성화재는 사고당 100억 원, 연간 300억 원 보상 한도의 전용 보험을 제공한다. 전담 콜센터 운영과 함께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사고 예방, IT 보안 컨설팅 등 특화 서비스도 맡아 실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흡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국토부는 4월 말까지 자율주행 기업 공모를 마무리한 뒤 선정 기업을 협력모델에 참여시켜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AI 기술과 서비스의 국제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임월시 자율주행정책과장, 임채현 사무관과의 일문일답.
- 현대차가 제공하는 실증 차량의 종류와 성격은.
▶ (임월시) 기본 플랫폼은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하지만 레벨4 무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조향·제어·센서 등 핵심 장치를 이중화한 개발용 전용 차량을 공급한다. 기존에는 시판 차량을 역설계해 개조하는 방식이었지만, 이번에는 실증용 스펙을 국토부가 사전에 제시했고 현대차가 이에 맞춘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을 제공하는 구조다.
이 차량에는 자율주행 시스템 탑재를 위한 표준화된 차량 제어 인터페이스와 고속 통신 네트워크가 포함된다. 차량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실시간 수집과 상태 모니터링,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도 함께 이뤄질 예정이다.
- 사고당 100억·연 300억 보상 한도는 어떻게 산정됐는지.
▶ (임월시) 국토부는 공모 단계에서 자율주행 전용 보험 설계와 일정 수준 이상의 보상 한도를 지원 조건으로 제시했고, 그 범위 안에서 보험사들이 자율적으로 한도를 제안했다. 그 과정에서 삼성화재가 고난이도 자율주행 실증에 맞춘 비교적 높은 보상 한도를 제시해 차별화됐다.
자율주행 실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고에 대비해 사고당 100억 원, 연간 300억 원 수준의 보장 구조를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존 자동차 보험이 법정 책임보험과 종합보험을 조합해 보상 한도가 단계적으로 올라가는 구조라면, 이번 상품은 실증 리스크를 고려해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높은 상한을 설정한 실증 특화 상품에 가깝다.
- 실제 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와 분담 구조는 어떻게 되나.
▶ (임월시) 자율주행차 전용 보험 상품이 아직 본격적으로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책임 분담 규칙은 확정되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일반 자동차 보험에 자율주행 특약을 추가하는 수준으로, 레벨3 정도를 가정한 구조였다.
이번 사업은 레벨4를 목표로 하는 만큼 상반기 중 삼성화재가 자율주행 보험 초안(draft)을 마련하고, 하반기에는 실증 과정에서 축적되는 사고·운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중치, 리스크 헤지, 책임 분담 비율 등을 단계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원칙적으로는 자율주행 기술 기업이 차량을 가져와 개조하고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운행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1차 책임 주체로 본다. 다만 사고조사위원회 분석 결과 차체 결함 등 제조사 책임이 인정될 경우 제작사까지 책임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플랫폼사·지자체 등의 역할과 책임 분담 문제도 보험 설계 과정에서 함께 논의될 예정이다.
- 그동안 자율주행 실증 과정에서 사고는 어느 정도 발생했는지.
▶ (임월시) 국토부는 '자율주행차 사고 조사위원회'를 통해 자율주행차 사고를 100% 신고받아 관리하고 있으며 유·무선 신고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축적된 사고 데이터를 보면 대부분 차량 간 경미한 접촉이나 안전관리자의 조작 오류 등 비교적 작은 사고가 대부분이었다.
지금까지 인명 피해가 발생한 중대 사고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러한 리스크를 고려해 각 실증 사업도 난이도가 낮은 구간과 시간대 중심으로 비교적 보수적으로 운행해 왔다. 이번에 전용 보험과 협력모델이 구축되면 다양한 도로와 시간대로 실증 범위를 확대할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 100억 보상 한도의 수준은 일반 자동차 보험과 비교해 어느 정도인가.
▶ (임월시) 일반 자동차 보험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법정 책임보험 한도가 있고 여기에 종합보험을 추가해 배상 한도를 높이는 구조다.
반면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은 국비 예산으로 실증을 지원하는 만큼 정부 예산과 별도로 보험사가 산정한 보상 한도가 설정된다. 삼성화재는 자율주행 실증의 고위험성을 고려해 사고당 100억 원, 연간 300억 원 한도를 제시했다. 이는 실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복합 사고나 대규모 피해 가능성까지 고려한 수준으로 해석된다.
- 4월 말 자율주행 기업 공모 이후 세부 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
▶ (임월시) 이번에 선정된 K-자율주행 협력모델은 자율주행 기술 기업을 지원하는 '베이스 라인' 역할을 한다. 차량·플랫폼·보험 인프라가 기반을 제공하고, 그 위에서 자율주행 기술 기업이 실증에 집중하는 구조다.
과거에는 스타트업이 차량 구매와 개조, 운행, 보험까지 모두 부담해야 했지만 이번에는 역할을 분업화·특화했다. 각 분야의 기업이 기반을 제공하고 자율주행 기업은 기술 실증에 집중하도록 설계했다.
4월 말 자율주행 기술 기업 공모가 끝나면 5월 중 3개 안팎의 기술 기업을 선정해 현대차·삼성화재·운송플랫폼과 하나의 패키지 팀으로 묶는다. 이를 광주 실증도시 사업의 핵심 운영 주체로 삼을 계획이다.
- 실제 자율주행 차량 운행은 언제부터 시작되나.
▶ (임월시) 차량 제작사로 현대차가 선정된 만큼 국토부가 요청하면 현대차가 우선 소량의 시제품 차량을 제공한다. 이후 5월 선정된 자율주행 기술 기업들이 이 차량을 기반으로 자체 시스템을 탑재하는 테스트를 진행한다.
각 기업이 기존에 사용해 온 차량과 플랫폼이 다른 만큼 새로운 SDV에 맞춘 적응과 보정 기간이 필요하다. 개조 작업에는 약 두세 달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화성 K-City에서 반복적인 시험 주행을 통해 자율주행 성능을 검증한다.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됐다고 판단되면 광주 도심 실증에 투입한다. 하반기에는 광주 전역을 대상으로 월별로 실증 차량을 순차 투입해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 정부 지원 실증 과정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는 어떻게 활용·공유되나.
▶ (임월시) 이번 실증 사업은 국비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참여 자율주행 기술 기업은 수집한 데이터를 국토부와 전담기관에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데이터는 원칙적으로 '공유를 기본'으로 하되 개인정보와 영상 정보 보호 문제를 고려해 방식에 차이를 둔다. 자율차법 개정으로 개별 기업이 자신의 자율차를 통해 수집한 원본 영상 정보는 실증에 활용할 수 있지만 제3자가 활용할 경우 개인정보 비식별화나 영상 블러 처리 등 일정한 제한이 따른다.
정부는 참여 기업 간에는 일정 수준의 데이터 표준화를 통해 상호 공유를 의무화하고, 제3자 공개는 개인정보 보호 조치 수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 광주 시민들의 인지와 지역 사회 수용성은 어떻게 높일 계획인지.
▶ (임월시) 광주가 자율주행 실증도시로 지정된 사실은 연초에 발표됐지만 아직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질 시간은 충분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실증 성공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지지와 이해가 중요하다. "우리 동네에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사업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로 인한 교통 정체나 출퇴근 불편에 대한 우려도 있는 만큼 광주시와 국토부가 시민 대상 홍보와 설명, 민원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 (임채현 사무관) 이와 별도로 광주시 주도로 '지역 상생 협의체'를 발족해 시민사회와 소통 창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협의체에는 지역 시민단체뿐 아니라 기존 운수업계 종사자도 참여시켜 자율주행 서비스 도입에 따른 이해관계와 우려를 사전에 조율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의 기술 체감도와 수용성을 높이고 자율주행 서비스가 지역 경제와 교통 체계와 상생하는 방향으로 자리 잡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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