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40억 빠지고 강남 '주춤'…서울 고가 아파트 상승폭 둔화

상위 20% 평균 34억…월 상승액 1년 평균의 10분의1
양도세 중과 앞두고 고가 아파트 조정 신호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 뉴스1 이광호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강남3구·용산 등 고가 아파트에서 가격 조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다주택자의 매도 움직임이 먼저 나타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34억 넘는 상위 20% 아파트, 고가 단지 '피로감' 뚜렷

8일 KB부동산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5분위(상위 20%) 평균 매매가격은 34억 7120만 원으로 1월보다 527만 원 오르는 데 그쳤다.

5분위 가격은 2024년 3월 이후 줄곧 상승해왔고, 작년 6월에는 한 달 새 1억 3477만 원 급등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상승 탄력이 눈에 띄게 약해진 수치다. 지난 1년간 5분위 월평균 상승액 5996만 원과 비교해도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지표상으로 고가 단지의 피로감이 분명히 드러난다.

체감 시장은 숫자보다 더 차갑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남 압구정 신현대 전용 183㎡(61평형)는 지난해 12월 128억 원에 직전 최고가를 기록한 뒤 올해 1월 110억 원에 거래됐다. 현재 거래 가능한 최저가격은 91억 원 수준으로 두 달 사이 40억 원 가까이 가격이 빠졌다.

이처럼 상징성이 큰 단지에서 수십억 원대 가격 조정이 나타나는 것은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 재시작 전에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매도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한강변 아파트 단지.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 집값은 오르는데…강남3구·용산은 2주째 하락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1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 상승했다. 주간 상승률은 1월 4주 0.31%를 정점으로 2월 1주 0.27%, 2월 2주 0.22%, 2월 3주 0.15%, 2월 4주 0.11%, 3월 1주 0.09%까지 5주 연속 축소됐다.

지역별로는 고가·다주택 비중이 높은 강남권이 먼저 흔들리고 있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지난주 -0.06%로 100주 만에 하락 전환한 데 이어 이번 주 -0.07%로 낙폭을 키웠고, 송파구(-0.09%), 서초구(-0.01%), 용산구(-0.05%)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위원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고가·다주택 밀집 지역에서 출구 전략이 먼저 나타나고 있다"며 "당분간 서울 아파트 시장이 '상승 속 조정'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