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에 건설현장 긴장…공사비 상승 압력 커질까
[노란봉투법 시행] 하청노조 원청 교섭 가능…불확실성 확대
공기 늘면 사업비 수백억 증가…분양가 영향 가능성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10일부터 시행되면서 건설업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청 노동자가 원청 건설사와 직접 교섭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공사 지연과 공사비 상승 등 건설 현장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고 노조의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원청과 하청 간 관계가 복잡한 건설업 특성상 현장 운영 방식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건설업은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일반적인 산업이다. 여러 공정을 협력업체가 분담해 수행하는 구조로 현장마다 수십 개에서 많게는 수백 개에 달하는 협력업체가 동시에 공사를 진행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원청 건설사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A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노동자의 노조 가입 상황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노동자가 실질적 원청을 지목하면 노동위원회가 사용자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며 "대형 건설사가 원청으로 인정될 경우 이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노조가 총파업 등 쟁의 수위를 높이면 공사 기간 지연과 공사비 상승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건설 현장은 여러 공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라 쟁의행위가 늘어나면 공정 관리와 공사비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사 협상이나 쟁의행위가 늘어날 경우 공사 기간이 지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건설업은 공정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산업이어서 일부 공정이 중단되면 전체 공사 일정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건설업에서는 공기 지연이 곧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공사 기간이 늘어나면 금융비용과 인건비, 장비 임대료, 자재비 등이 동시에 증가하는 구조다.
최근 몇 년간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서울 재건축 현장의 공사비는 3.3㎡당 700만~900만 원 수준까지 오른 상태다. 업계에서는 공사 기간 지연이나 노사 갈등이 발생할 경우 공사비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 사업은 공기가 늘어나면 금융비용과 인건비 부담이 동시에 증가한다"며 "공사비가 3.3㎡당 수십만 원만 상승해도 대형 정비사업의 경우 전체 사업비가 수백억 원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사비 상승은 결국 분양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분양 시장에서는 공사비 상승분이 분양가에 반영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C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하면 공기 지연과 공사비 상승으로 분양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자칫 민간 주택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건설 현장에서 공기 지연이 발생하면 금융비용과 인건비, 자재비 부담이 동시에 늘어나 공사비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결국 이는 분양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건설 현장의 혼란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제도 보완을 통해 충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대형 건설사와 중소 건설사의 경영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는 분명히 있다"면서도 "법적 절차에 따른 쟁의 행위만 인정될 가능성도 있고 불법 하도급을 줄이는 긍정적 효과도 있을 수 있어 시행 이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하청 노조가 원청 사용자와 직접 교섭할 수 있지만 시행령에 따라 교섭 창구는 노동부가 지정해 단일화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실무에서는 우려만큼 큰 혼란이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전문위원은 "건설사는 이미 강한 환경·안전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며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공기 지연이나 비용 상승 요소를 계약서에 반영하는 보완책을 정부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건설산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도 법 시행 이후 상황을 보며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노란봉투법은 고용노동부 소관 법률이지만 건설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상황별로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도 내부 대응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법 시행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내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실제 교섭 요구가 접수되면 의제별로 사용자성 여부를 검토해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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