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1만가구 공급 땐 업무지구 기능 훼손"…주택은 인근 공급 제안

전문가들 "서울, 인구·경제 규모 대비 업무 기능 부족"
주민들, 사업 지연 우려…서울시 "소형 평형 공급 가능성"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공급 토론회 현장. 2026. 03. 06.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정부 계획대로 1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할 경우 업무지구라는 본래 기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택 공급 확대보다는 글로벌 업무 기능을 강화하고, 주택 물량은 인근 지역에서 확보해야 한다는 제안도 제기됐다.

정재훈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공급 토론회'에서 "서울은 인구와 경제 규모에 비해 국제업무 기능의 밀도가 충분히 높다고 보기 어렵다"며 "도심 주택 공급 규모 논쟁을 넘어 도시 구조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업무지구는 주거 기능을 대체하는 공간이 아니라 업무 기능을 지원하는 개념"이라며 "서울은 다핵 구조의 도시인 만큼 용산이 모든 도심 주택 수요를 담당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용산 일대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업무 기능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 강남 일자리 수는 약 10만 개인 반면 용산은 강남의 30% 수준에 불과하다"며 "강남과 강북 간 균형 발전을 위해서라도 용산은 업무시설 중심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인근 지역에서 주택 공급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송 대표는 "용산구 동·서 이촌동과 남영동, 효창동 등은 변화가 필요한 지역"이라며 "인근 지역에서 주택 공급 해법을 찾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용산구 주민들은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김용희 이촌2동 시범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은 지난 15년간 기다림의 연속이었다"며 "철로와 공터 사이로 방치된 공간에서 오랫동안 불안감을 느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계획이 다시 바뀌면서 사업이 또다시 미뤄질 수 있다는 걱정이 크다"며 "주민들은 또다시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적정 주택 공급 규모를 6000가구 수준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1만 가구가 공급될 경우 주거 비율이 기존 30%에서 50%로 확대돼 사업 지연 가능성이 커지고 주거 환경의 질도 떨어질 수 있다. 소형 평형 주택이 대거 공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용학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기존에는 글로벌 기업 종사자와 해외 전문 인력이 선호하는 주거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약 35평형(약 115㎡) 수준의 주택 공급을 계획했다"며 "1만 가구가 들어서면 소형 주택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어 기존 계획 취지와 어긋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1인당 공원·녹지 면적도 기존 계획보다 약 40% 감소할 것"이라며 "이는 법정 최소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