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노후 상가 재개발 숨통 튼다…상가 임대차 규제 손질
재정비 사업 시 임대인 계약갱신 거절 허용 법안 발의
정부도 취지 공감…도심 상업건물 주거 전환 공급 기대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도심 내 노후 상업용 건축물의 재개발·재건축을 원활히 하기 위해 임대인의 계약갱신 거절 사유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법안이 발의된 가운데 정부도 입법 취지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존 상업용 건물을 정비해 주거시설로 전환하는 방식이 도심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5일 국회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인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재개발·재건축 등 재정비사업을 추진할 경우 임대인이 이를 사유로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해지권'을 신설하고, 계약갱신 거절 사유에 재정비사업을 명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임차인 보호를 위해 계약 종료 시점까지 이주비와 권리금 등을 포함한 정당한 보상을 하도록 규정했다. 개발 필요성과 임차인 권익 보호를 동시에 고려한 장치다.
최근 도심 내 노후 상업용 건축물을 정비해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서울 등 주요 도심에서는 신규 택지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기존 상업용 건물의 재정비를 통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공급 대안으로 거론된다.
현행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 보호를 위해 임대인의 계약갱신 거절 사유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이 노후 상업용 건축물의 재개발·재건축 추진을 어렵게 하고, 결과적으로 도심 토지 활용을 제약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 역시 법안 취지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는 도심 내 유휴·저이용 상업용 토지의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개정안의 방향성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향후 국회 심사 과정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완 과제도 남아 있다. 국토부는 계약갱신 거절 시 임대인에게 이주비와 권리금 등을 포함한 정당한 보상을 의무화한 규정과 관련해 부담 문제를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긴급 안전점검 결과 사고 우려가 확인된 건축물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보상 의무를 부과할 경우 임대인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긴급안전점검 결과 사고 우려가 있는 건축물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음에도 임대인에게 보상 의무를 부과할 경우 반발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노후 상업용 건축물의 재정비가 촉진되면서 공공임대주택을 포함한 도심 주택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인 가구, 청년, 신혼부부 등 소형 주택 수요가 늘고 있는 계층의 주거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통계상 노후 상업용 건축물 비중도 적지 않다. 전국 약 150만 동의 상업용 건축물 가운데 3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은 약 34만 동에 달한다. 특히 서울의 경우 30년 이상 노후 상업용 건축물이 5만 1000동으로 전체 상업용 건축물(13만 6000동)의 37.2%를 차지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상가의 경우 임대차 해지 절차가 상당히 까다로워 정비사업 추진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며 "노후 상가가 상당히 누적된 상황에서 재건축을 제도적으로 지원한다면 도심 내 상당한 규모의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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