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재선 승부처 '주택 공급 민심'에 방점…31만 가구 속도전

대출 규제 완화 요구·용산 1만 가구 속도론 제동
정부와 공급 효과 시각차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신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10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택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정비사업 31만 가구 착공을 목표로 제시하며 정부 공급 대책과 차별화에 나섰다. 집값과 전월세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급 속도와 실행력을 선거 승부처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 4일 "2031년까지 정비사업 31만 가구 착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며 "정부의 1·29 대책으로 서울에 공급될 3만 2000가구보다 순증 효과가 더 크다"고 밝혔다. 정부 주도 공급 대책보다 서울시 정비사업이 실질적 공급 확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민심은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무주택자·세입자·청년층은 집값 급등과 전월세 불안으로 주거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 주택 정책의 체감 성과가 선거 민심에 직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민심 확보를 위해 정부에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31만 가구 착공 목표가 정부의 대출 규제에 가로막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서울에서 예정된 이주 물량은 8만 7000가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대출 규제에 막혀 실제 이주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서울시 판단이다.

규제 완화 요구에 그치지 않고, 오 시장은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비판 수위도 높이고 있다. 이달 정부의 재개발·재건축 정책 이해 수준을 두고 '절망적'이라고 직격했다. 이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오세훈 시정 동안 재개발·재건축에 특별한 진전이 없었다"고 언급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다주택자 관련 강경 발언과 세제 기조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오 시장은 "잦은 정부 대책은 통상 2~3개월 정도 효과가 지속된다"며 "최근 시장에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정책 효과의 지속성에는 의문이 있다"고 평가했다.

오 시장의 주택 공급 메시지는 '속도'와 '실행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 1만 가구 조성 방안에 대해서는 속도 지연 가능성을 지적했다. 무리한 물량 확대가 사업 지연과 정책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학교 부지 확보 등 현실적 제약이 크다"며 "1만 가구를 일시에 추진할 경우 최소 2년가량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이 본선 국면에서 부동산 정책 차별화를 더욱 부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행력 있는 시장' 이미지를 앞세워 중앙정부와 대비되는 정책 리더십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는 정책을 실제로 집행하는 주체"라며 "서울시가 현실적으로 해낼 수 있는지를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