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갖춘 부동산감독원 출범…투기 차단 속 거래 위축 우려
수사권 갖춘 컨트롤타워 추진…시장 질서 회복 기대
단기 관망 확산 가능성…권한 집중 논란도 변수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당정이 부동산감독원 신설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부동산 거래와 공급 전반을 상시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전담 기구를 출범시켜 불법·편법 거래를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는 투명성 회복이 기대된다는 평가와 함께, 단기적으로는 거래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은 전날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국무조정실 산하에 부동산감독원을 조속히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부동산 시장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를 일원화해 불법 거래와 시장 교란 행위를 보다 효율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부동산감독원은 국토교통부와 지자체, 국세청, 금융당국 등에 흩어져 있는 부동산 관련 위법 정보를 제공받아 전문 인력을 통해 조사에 나서는 방식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단순 행정 점검을 넘어 상시 감시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과거보다 한층 강화된 관리 기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감독원 신설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지난해 발표된 9·7 부동산 대책의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정부는 현재처럼 권한이 여러 기관에 분산된 구조에서는 불법 거래에 대한 신속하고 일관된 대응이 어렵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해왔다. 실제로 계약 신고 관리와 제도 총괄은 국토부가 맡고 있지만, 과태료 부과나 고발 권한은 지자체에 있어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시장에서는 감독원 출범이 중장기적으로는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실거주 중심의 수요 구조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불법·편법 거래에 대한 적발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시장 신뢰 회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초기에는 충격이 있을 수 있지만, 제도가 안착되면 시장의 불확실성이 줄고 거래 질서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며 "운영 과정에서 드러나는 편법 사례를 입법적으로 보완해 나간다면 제도 사각지대도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 역시 "흩어져 있던 권한을 통합하면 사전적인 위법 행위 적발이 가능해진다"며 "가격 띄우기나 허위 거래 등은 상당 부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단기적으로는 감독원 신설 자체가 거래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조사와 감시가 강화될 것이라는 인식이 퍼질 경우, 매수·매도자들이 거래를 미루며 관망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상 거래라 하더라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심리적으로 거래를 꺼리게 된다"며 "출범 초기에는 거래량이 일시적으로 줄고, 감독원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감독원이 부동산 거래 내역은 물론 금융·세무 정보까지 폭넓게 들여다보게 될 경우, 권한 집중과 사생활 침해 논란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유사한 기능의 부동산감시원 설립이 추진됐지만 과도한 권한 논란이 불거지며 국토부 내부 조직으로 축소된 전례가 있다.
송 대표는 "감독원의 권한 범위와 조사 대상, 운영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과거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정교함이 필요하다"고 조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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