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은 지웠고, 역할만 남았다…대통령이 다시 꺼낸 매입임대
LTV 0%·세제 혜택 축소로 '다주택 통로' 기능 이미 상실
부활 아닌 존속·기능 재정의 신호…시장선 '정리 국면' 해석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다주택자에 이어 민간 매입임대 사업자 등록제도의 존속 여부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한때 다주택자에게 ‘꽃길’을 깔아줬다는 비판을 받았던 매입임대 제도가 이미 기능을 상실한 상황에서, 제도를 그대로 둘지 역할을 재정의할지에 대한 정리 신호로 읽힌다.
9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8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민간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개편을 사실상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건설임대 아닌 매입임대를 계속 허용할지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며 "임대용 주택을 건축했다면 몰라도 임대사업자 등록만 하면 집을 얼마든지 사모을 수 있다는 것도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사람이 수백 채씩 집을 사 모으도록 허용하면 수만 채 집을 지어 공급한들 부족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민간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는 민간 임대주택을 활성화해 세입자에게 안정적인 거주 환경을 제공하자는 목적에서 2017년 도입됐다.
집주인이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집은 의무 임대 기간을 지켜야 한다. 또 이 기간에는 임대료를 연간 5% 이상 올릴 수 없다.
업계는 이번 발언이 사실상 다주택자의 임대 사업자 등록 제한 강화를 예고한 것이라고 본다.
정부가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부활을 확정한 뒤 서울에서 급매물이 조금씩 나오자, 한때 다주택자의 매입 경로로 알려진 매입임대 제도를 다시 들여보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민간 매입임대가) 다주택자의 주택 매입을 유도하는 레버리지·인센티브 제도로 오용되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등으로 다주택자의 순기능(임차 물량 제공)도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에 그 순기능의 근본적 의문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민간 매입 임대사업자 규제는 충분히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이 제도를 허용해 임대물량 확대를 유도했다. 그러나 다주택자를 키운다는 비판이 나오자 2020년 제도를 대폭 축소했다. 당시 단기 등록제 폐지와 아파트 매입임대 신규 등록 제한을 시행했다.
지난해 9·7 공급대책 이후 민간 매입임대 사업자의 신규 진입 경로는 크게 막혔다. 정부가 매입임대 사업자의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0%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규제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매입 임대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합산 배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민간 매입임대 사업은 취득세 중과와 금융 규제로 신규 진입이 사실상 막힌 상태"라며 "현행 제도에서는 투기 수요를 자극하기보다 비아파트 중심의 서민 임대 공급 기능이 더 큰데, 이를 다시 문제 삼는 건 시장 현실과 다소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매입 임대사업을 통해 중과되는 취득세는 1년간 사업장에서 얻은 임대료와 동일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민간 임대사업 규제가 강화되면서 민간 임대사업 공급도 줄어들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민간임대주택 공급은 2018년 33만 4685가구로 정점을 찍다 2023년 6만 6323가구로 감소했다. 5년 만에 80% 넘게 줄어든 수치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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