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경고 전부터 늘었다…외지인 서울 아파트 매입 3년 새 2배

서울 외 지역 거주자, 2022년 7710→2025년 2만 4808가구 매입
지난해 서울 아파트 거래 5건 중 1건 외지인…비중 20% 안팎 고착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창원 성산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2.6 ⓒ 뉴스1 이재명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비거주·투기성 서울 아파트 매수 경고가 무색하게,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은 이미 지난 3년간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집값 약세 속에 강남3구와 마·용·성 등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굳어지면서 서울 핵심지로의 자산 쏠림 구조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지인 서울 아파트 매입 7710→2만 4808가구…3년 연속 급증

8일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연도별로 재가공한 결과 서울 외 지역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매입은 2022년 7710가구에서 2023년 1만 7493가구, 2024년 1만 9590가구, 2025년 2만 4808가구로 3년 연속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거래에서 외지인이 차지한 비중은 매년 20% 안팎을 유지했으며, 지난해에는 약 21% 수준으로 서울 아파트 5건 중 1건 이상이 외지인 거래로 추정된다.

이 같은 흐름이 누적된 가운데 최근 대통령이 "주거용이 아니면 매입하지 않는 게 이익"이라는 취지의 경고 메시지를 내놨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이미 그 이전부터 지방 거주자의 '서울 한 채' 확보 움직임이 뚜렷하게 자리 잡아온 셈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8.98%로,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2013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문재인 정부 시기 기록한 8.03%를 웃도는 수치로 "서울 아파트는 결국 오른다"는 학습 효과를 더욱 강화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금리와 각종 규제가 겹친 환경에서도 서울, 특히 핵심지 아파트에 대한 기대 수익과 안전자산 인식이 식지 않으면서 외지인 수요를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한강변 아파트 단지. ⓒ 뉴스1 김진환 기자
강남3구로 쏠린 지방 자금…외지인 "서울 한 채면 강남"

지방에서 유입되는 자금은 강남3구에 가장 두드러지게 몰리고 있다. 강남·서초·송파 외지인 매입 건수는 2022년 1415가구에서 2023년 2736가구, 2024년 4475가구, 2025년 4836가구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전체 외지인 매입 가운데 강남3구 비중은 일부 연도에 30%를 웃돌았고, 2021년에는 32.35%까지 상승했다. 특정 시기에는 외지인 거래 3건 중 1건 이상이 강남3구에 집중된 셈이다. 지난해에도 강남3구 비중은 19%대를 유지해, 외지인 '서울 쏠림'의 중심축이 여전히 강남권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마포구 일대. ⓒ 뉴스1 권현진 기자
강남 진입 부담에 마·용·성으로…외지인 매입 대안지 부상

강남 진입 문턱이 부담스러운 외지인 자금은 마포·용산·성동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마·용·성으로 이동하며 대체 핵심지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세 자치구의 외지인 매입은 2010년대 중반 이후 대체로 연 2000~3000가구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해 왔으며 재개발 추진, 업무지구 조성, 광역교통망 확충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외지인 수요가 확대되는 흐름을 보여왔다.

강남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문턱이 낮으면서도 직주근접성과 생활 인프라를 갖춘 중고가 아파트 밀집지라는 점 역시 외지인 자금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정책과 수요의 괴리'로 해석한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 연구소장은 "대통령이 비거주 부동산 매입 자제를 요구하더라도, 지방 아파트가 조정을 받는 동안 서울 강남3구와 마·용·성 아파트는 결국 오른다는 학습 효과가 투자 판단을 지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방 자산을 정리해 서울 핵심지 위주로 자산을 재배치하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서울과 지방 간 주거·자산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