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1만 건 재돌파…중구·종로서 전세 앞질렀다
지난해 12월 1만 1265건…7개월 만에 1만 건 회복
10·15 대책 이후 전세 물량 줄며 '월세화' 가속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지난해 연말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5개월 만에 1만 건을 넘어섰다. 중구와 종로구, 구로구 등 일부 자치구에서는 월세 거래가 전세 거래를 웃돌았다.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이른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집값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초강력 규제를 내놓은 결과,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만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는 1만 1265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가 1만 건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5월(1만 504건) 이후 7개월 만이다.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는 6일 기준 8253건을 기록했다. 1월 거래 신고 기한이 2월 말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 월세 거래량은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자치구별 월세 거래를 보면 총 10곳에서 월세 거래 비중이 전세보다 많았다.
대상지는 △영등포구(958건) △은평구(914건) △중랑구(839건) △동대문구(796건) △성북구(726건) △관악구(482건) △중구(342건) △종로구(307건) △금천구(269건) △강북구(249건) 순이다.
특히 중구는 월세 거래가 342건으로 전세(103건)의 3.3배에 달했다. 종로구 역시 월세(307건)가 전세(155건)의 약 2배 수준이었고, 중랑구도 월세 거래가 전세의 1.8배에 이르렀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전세 매물이 다른 자치구에 비해 부족한 편이다. 중구 서울역 센트럴자이(1341가구) 인근 공인중개사 A 씨는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임에도 전세 매물은 10건 안팎에 불과하다"며 "전세를 찾기 어려워 월세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핵심 상급지인 강남3구에서도 월세 거래 비중은 적지 않다. 강남3구의 월세 거래는 전체 임대차 계약의 절반가량을 차지했으며 △서초구(47.8%·월세 1141건) △송파구(47.1%·월세 1948건) △강남구(46.8%·월세 1755건) 순이다.
강남권에서는 고가 월세 계약도 잇따르고 있다. 서초구 메이플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보증금 10억 원에 월세 200만 원에 계약됐다. 강남구 압구정 하이츠파크 전용 184㎡는 같은 달 보증금 4억 원에 월세 1400만 원의 계약서를 썼다.
월세화가 뚜렷해진 배경에는 10·15 대책 이후 전세 물량이 급감한 영향이 크다. 서울 전역에서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사실상 막히면서 전세 공급이 줄어든 탓이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월세 전환이 달갑지 않다. 매달 현금 지출이 늘어나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비강남권에서도 월 100만 원을 웃도는 월세 계약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강북구 SK북한산시티 전용 84㎡는 보증금 2000만 원, 월세 340만 원에 계약됐다.
5월 9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면 월세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늘어난 세금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월세 세액공제 대상과 한도 확대 등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할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월세화 현상은 비강남권 중저가 아파트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월세 세액공제 확대나 주거비 바우처 등 월세 시대에 대비한 지원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도 "월세 세액공제 대상과 한도를 확대하는 등 세입자를 적극 지원할 주거비 완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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