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옆 경마장, 아파트가 낫다?" 주민들 기대 속 과천 공급 계획
[1·29 주택공급] 경마공원 ·방첩사 통합 개발로 9800가구 공급
"기피시설 이전 환영…대규모 아파트 공급, 베드타운 우려도"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3기 신도시에 주암지구까지 준공되면 주민들이 경마장을 그대로 둘까요? 어차피 없어질 거, 그냥 아파트 짓는 게 낫죠." (주암동 A 공인중개사)
29일 찾은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서울'(과천 경마장) 부지는 약 115만 7000㎡(35만 평)에 달하며 관람석과 마사, 주로 등 경마 시설로 가득했다. 모래 트랙 너머로는 과천 '주암지구' 공사를 위한 크레인이 우뚝 서 있었다.
이날 정부는 '1·29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통해 과천 주암동 일원 경마장 부지와 국군방첩사령부 부지(28만㎡)에 총 9800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인 경마장 일대는 경마공원역과 경부고속도로와 가까워 교통 여건이 좋다. 인근 과천·주암 택지지구와 연계하면 직주 근접 생활권 형성도 가능해 개발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민들도 대체로 정부 발표를 환영했다. 경마장은 유동 인구 증가에 따른 혼잡과 소음·쓰레기 문제, 치안 불안 등으로 대표적 기피 시설로 꼽힌다.
주민 김 모 씨는 "평소 주민들 사이에서도 치안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며 "경마 도박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 담배꽁초도 문제"라고 말했다.
인근 개발이 이미 진행 중인 점도 사업 추진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경마장 서쪽으로는 3기 신도시 과천지구 공공택지 사업이 진행 중이고, 동북쪽으로는 주암지구 착공이 시작됐다.
주암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암지구에는 신혼부부희망타운과 학교까지 들어선다"며 "학교가 들어서는데, 아이들 교육에 방해되는 경마장이 옆에 있는 걸 누가 좋아하겠냐"고 했다.
하지만 공급이 늘면서 지역이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주암지구와 과천지구의 공급만 약 1만6000가구에 달하며, 추가 9800가구까지 더해지면 주거 기능이 과도하게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만 무작정 짓다 보면 일대가 '베드타운'으로 전락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며 "과천청사역 주변처럼 중심 상업시설과 자족 기능도 함께 계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건은 지자체와 지역 주민과의 협의다. 과천시는 도로, 교통, 상하수도, 교육시설 등 도시 기반시설 수용 여력이 이미 한계에 달했다며, 추가 개발에 난색을 표했다.
과천시 내에서는 지식정보타운, 과천지구, 주암지구, 갈현지구 등 4곳의 공공주택지구 개발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시는 도로와 교통, 상하수도, 교육시설 등 도시 기반 시설이 이미 한계에 달해 추가 개발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부 주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2020년 정부가 과천청사 일대 유휴부지를 주택 공급 대상으로 발표했을 당시에도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이 있었다. 이번 공급 발표를 앞두고 과천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불만 기류가 감지된다.
또 한국마사회와 국방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련 기관과의 협의 절차가 남아 있다. 개발제한구역 해제, 부지 이전, 계획구역 지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과천정부청사역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과천시와의 협의도 진행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부지 이전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정부가 발표한 2030년 착공 계획은 현실적으로 실행이 어렵다"고 전했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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