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돌고 돌아 세금 규제…고가주택 겨냥 보유세 카드도 꺼내나

집값 급등에 '공급으로 시장 안정' 기조서 전환
"양도세론 효과 못거둬…남은 선택지는 보유세뿐"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양도세 상담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자료사진) /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손질을 예고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강경한 메시지를 잇따라 내놓으며, 부동산 투기와의 전면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양도세뿐 아니라 보유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포함한 대대적 세제 개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에 쏠린 자원 배분 바로잡아야"…기조 변화 분명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회의에서 "경제 구조의 대전환을 통한 모두의 성장을 실현하려면, 부동산에 비정상적으로 집중된 자원 배분 왜곡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과 며칠 사이 대통령이 내놓은 부동산 관련 메시지는 다섯 차례에 이른다. 그간 공급 대책 중심으로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기조와 달리, 이제는 규제를 통한 투기 억제 의지가 뚜렷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대선 후보 시절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발언과는 온도 차가 있다. 심지어 문재인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추진할 당시, 유예 필요성을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운 적도 있다.

정책 기조 변화의 배경에는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년 대비 8.98% 상승하며, 2013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현실적 요인이 자리한다.

이번 조치로 2022년 윤석열 정부가 도입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제도는 4년 만에 종료된다. 5월 10일 이후 양도분부터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다시 적용된다.

정부 목표는 명확하다. 실거주하지 않는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 유도를 통해 주택 가격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양도세만으론 한계"…보유세·종부세 카드 나오나

하지만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만으로는 시장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과거 사례에서 다주택자가 감소한 시기에는 오히려 집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보유세 개편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사견을 전제로 보유세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세율 자체보다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방식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 가능하며, 문재인 정부 당시 이 비율을 80%에서 95%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한 전례도 있다.

또한 공시가격 현실화율 조정 가능성도 열려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30년까지 현실화율을 90%로 끌어올리는 로드맵을 추진했으나, 윤석열 정부는 이를 폐기하면서 현재는 69% 수준으로 되돌아간 상태다.

종합부동산세 조정 가능성도 언급된다. 다주택자와 고가 1주택자를 겨냥해 과세표준 구간을 세분화하는 방식이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같은 한 채라도 소득세처럼 20억, 30억, 40억 원 등 구간을 더 촘촘히 나눠 보유세를 달리 적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 여당 내부에서도, 총 주택 가격 기준 누진 과세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는 이미 이 대통령이 언급한 사안이다. 장특공제는 주택 보유 및 거주 기간에 따라 양도세를 감면해주는 제도로, 현행 소득세법상 1주택자는 보유·거주 기간 1년마다 4%포인트씩 공제를 받아 최대 80%까지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은 "양도세만으로는 아무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결국 보유세를 건드릴 수 밖에 없는데, 시행령만으로 가능한 공정시장가액비율이나 공시가격 현실화율 조정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