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 1년새 330곳 감소…고금리·미분양 여파로 폐업 증가

지난해 2627곳→올해 11월 2295곳…신규 등록 최저치
비아파트 사업도 매각 난항…내년 회복도 쉽지 않아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올해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시행사) 수가 전년 대비 약 330곳 줄면서 업계 위기 신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신규 등록 업체보다 폐업·등록 취소 업체가 많아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위축과 고금리, 원자재 상승 등 복합 요인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국토교통부 부동산 개발업 등록현황 통계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국내 디벨로퍼 업체는 2295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 2627곳과 비교하면 332곳이 감소한 수치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폐업신고를 한 업체는 총 196곳으로, 신규 등록 132곳보다 많았다. 올해 신규 등록 건수는 관련 통계가 나온 2017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등록 취소는 41건으로, 전년 20건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디벨로퍼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을 수행하려면 관할 지자체에 등록해야 하는 업종이다. 업계는 2023년부터 연간 폐업 규모가 신규 등록을 넘어서는 본격적인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2017~2022년에는 신규 등록 업체가 더 많았으며, 2022년 연간 폐업 규모는 239건, 창업 규모는 404건이었다.

건설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으로 PF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업계는 위기 국면에 몰렸다. 국내 3대 디벨로퍼로 꼽히는 디에스(DS)네트웍스는 올해 9월 말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도 했다.

업황 부진에 따라 부동산 개발업 매출 규모도 크게 감소했다. 국토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10조 600억 원으로, 전년 21조 7600억 원 대비 53.8%(11조 7000억 원) 줄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디벨로퍼 업계는 고금리, 지식산업센터 업황 부진, 지방 미분양 증가 등으로 궁지에 몰렸다"며 "PF 부실과 정부 규제 강화까지 겹쳐 예년만큼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특히 물류센터나 지식산업센터 등 비아파트 사업을 하는 디벨로퍼는 수요 위축으로 매각도 쉽지 않아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내년에도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정부가 PF 시장 안정화를 위해 디벨로퍼의 자기자본 비율을 단계적으로 상향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2027년 5%, 2028년 10%, 2029년 15%, 2030년 20%까지 상향할 방침이다. 현재 국내 시행사의 자기자본 비율은 약 3% 수준이다.

이 연구위원은 "내년에도 업계가 체감할 만한 회복 요인은 없으며, 사업 여건 개선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