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 '둘리 동네'서 제2판교로? 차량기지 이전·서울 아레나 기대감
[르포] 2028년 S-DBC 착공…강북권 일자리·유동인구 증가 전망
2년 뒤 'K팝 공연장'까지…상계주공·동아청솔 등 노후 단지 수혜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S-DBC 들어서면 베드타운 이미지에서 조금 벗어나겠죠? 일자리나 유동인구가 늘어 '제2의 판교'도 될 수 있을 것 같아요."(노원구 상계동 주민 A 씨)
서울 노원구 상계동 창동차량기지 이전 호재가 한창인 3일. 부지 인근에서 만난 50대 여성 A 씨는 20년간 살아온 상계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A 씨는 이번 부지 이전을 통해 무엇보다 강북권의 '베드타운 이미지'가 옅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강북 대개조 프로젝트의 시작점인 창동차량기지 이전이 본격화하면서 노원·도봉구 주민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창동차량기지의 기존 기능을 이어받는 '진접차량기지'가 11월 종합시험운행에 나서면서다.
내년 6월 진접차량기지가 정식 개통하면 창동차량기지 부지는 본격 개발에 들어간다. 철거 후 부지는 바이오 기업과 연구시설이 모인 '서울 디지털 바이오 시티'(S-DBC)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 구역 지정, 2028년 착공이 목표다.
서울시는 이 일대를 디지털 바이오 R&D 거점으로 키워 메가 바이오 벨트로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인근 주민들은 S-DBC 조성을 통해 창동(도봉)·상계동(노원) 일대 일자리와 유동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열린데이터광장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도봉·노원구 소재 사업체 종사자 수는 각각 8만 251명, 13만 553명으로 서울 전체의 2.3%, 1.4%를 차지했다.
도봉구 창동에 거주하는 박 모 씨는 "상계와 창동은 유동 인구가 많지 않아 살기에 큰 불편함은 없지만 늘 정체된 느낌이 있었다"며 "대형 바이오 단지가 들어오면 일자리가 생겨 인근 일대가 활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S-DBC 완공에 따른 수혜 단지로는 강북권 노후 아파트의 대명사인 상계주공 단지가 거론된다. 특히 노원역에서 5분 거리인 '상계주공 5단지'가 주목된다.
5단지 재건축은 2022년 분담금 문제로 시공사 GS건설과 계약을 취소했으나, 지난 9월 한화 건설부문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수의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재건축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내자 단지 매매가도 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전용 31㎡ 매매가는 올해 4월 4억 8400만 원에서 10월 5억 9900만 원까지 올랐다.
창동차량기지 인근 도봉구 서울아레나도 굵직한 개발 호재다. 서울아레나는 2만 명 이상 수용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 K팝 공연장으로, 2027년 준공 예정이다.
도봉구 창동 주민 서 모 씨는 "그간 도봉구는 쌍문동을 배경으로 한 만화 주인공 '둘리' 동네로 알려졌다"며 "서울 아레나가 생기면 외국인 팬들도 찾아와 이미지 자체가 세련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수혜 단지로는 창동 동아 청솔, 창동 성원, 창동 쌍용 등이 꼽힌다. 준공 29년 차 구축 단지 '동아 청솔'은 구 평균 매매가를 웃도는 창동 대장 아파트로 꼽힌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도봉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5억 9500만 원이지만, '동아 청솔' 전용 84㎡는 10월 10억 원에 거래됐다.
강북권에는 우이 신설선 연장선 착공, 창동역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신설 추진, 창동민자역사 개장 등의 호재도 있다. 도봉구 인근 공인중개사 B 씨는 "강북권은 서울 전체 인구의 40%를 차지하지만 강남권과 인프라가 부족한 편"이라며 "10·15 대책 여파로 매매가가 절반가량 급감하기도 했으나, 굵직한 개발 호재가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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