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영향 크지 않다더니…서울 아파트 전세 줄고, 월세 늘었다

전세 매물 2만 6223건으로 감소…"갱신까지 겹쳐 공급 위축"
전세 수요 확대에 가격 상승…월세화 가속에 주거비 부담 증가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5.11.18/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정부는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전세난이 확대될 우려는 크지 않다고 밝혔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전세 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월세 물량은 늘고 있어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10·15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지역 12곳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했다. 이들 지역에는 실거주 의무와 대출 규제가 적용된다.

2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2만 6223건으로 집계됐다. 전주 (2만 6467건)보다 소폭 감소했다.

이는 국토교통부 설명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10·15 대책에 따른 전세난 우려와 관련해 "당장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4.4로, 전주(104.3) 대비 0.1포인트(p) 상승했다.

전세수급지수는 0~200 사이 수치로,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서울 노원구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갱신 계약 증가까지 겹쳐 전세 매물이 현재 줄고 있다"며 "물량 감소로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주거비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마포구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2025.1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실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오름세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5% 올랐다.

강북권에서는 중구(신당·만리동), 성북구(돈암·길음동), 광진구(구의·자양동), 성동구(옥수·행당동), 용산구(문배·이촌동) 등이 상승했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잠실·문정동), 서초구(반포·잠원동), 양천구(목·신정동), 영등포구(신길·영등포동), 강서구(가양·내발산동)가 올랐다.

부동산원은 "서울은 역세권·학군지 등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며 "일부 단지에서는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 대출 강화와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제한으로 전세 매물 급감과 월세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전셋값 상승과 전세 매물 감소 현상은 유지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전세난 심화와 함께 월세 전환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월세 물량은 이달 12일 2만 2370건에서 19일 2만 2569건으로 증가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인기 지역은 월세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월세화 구조가 고착되는 흐름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