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6.9%↑·지방 1.3%↓…집값 온도차, 자산 격차 키웠다

지방 집값 3년째 하락…미분양 77% 지방 집중
전문가 "수도권 쏠림 심화, 지방 침체 구조적 문제"

대구 앞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구 도심 전경. 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서울과 지방의 자산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연일 오르며 자산 불평등을 키우는 반면, 지방은 거래 절벽 속에 3년 가까이 하락세를 이어가며 집주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누적 상승률은 6.88%로, 지난해 상승률인 4.10%를 이미 넘어섰다. 반면 지방은 지난해 1.42% 하락에 이어 올해도 1.30% 떨어지며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여러 채를 분산 보유하기보다 세제·규제 부담을 감안해 입지와 상품성이 뛰어난 서울 핵심 아파트 한 채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똘똘한 한채' 선호가 서울 쏠림과 가격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방 시장은 인구 감소와 공급 과잉이 맞물리며 하락 폭이 확대되고 있다. 대구는 지난해 -4.01%, 올해 -3.58%로 추가 하락했고, 대전은 지난해 -0.98%, 올해 -2.02%로 낙폭이 커졌다. 충남(-1.17%→-1.23%), 전남(-0.74%→-2.09%), 경북(-0.70%→-1.71%) 등도 모두 지난해를 웃도는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특히 9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 6762가구로, 이 가운데 5만 1411가구(77%)가 지방에 몰려 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전국 2만 7248가구 중 2만 2992가구(84%)가 지방에 집중되는 등 미분양 적체가 경기와 시장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 간 집값 격차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아파트 매매 실거래 가격 지수는 수도권 152.0, 지방 105.2로 나타나 격차가 17년 만에 최대치로 벌어졌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도 수도권 집값이 2.0% 오르지만, 지방은 0.5%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건산연 관계자는 "수도권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집중되고 있고, 최근 건설 기성 및 착공 물량 감소로 공급 부족 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년에는 공급 제약으로 집값 상승 압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도권 집중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 전망과 관련해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지방은 인구 감소와 미분양 부담이라는 구조적 한계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매매가격 하락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