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공급대책 실망' 서울 매수세 회복…불신·규제 불안이 불붙였다
"살 수 있을 때 사자"…30·40·50세대 모두 반등
"재건축 규제 완화·재고주택 유통 활성화 방안 필요"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의 '9·7 주택공급 대책' 이후 서울의 주택 매수 열기가 되레 되살아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공급 확대 발표에도 오르는데다가, 추가 규제 시행에 대한 불안감이 매수세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30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연립·다세대)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 건수는 9월 들어 대다수 연령대에서 반등을 보였다.
8월 5345명이던 30대 매수 신청자는 9월 5827명으로 9%가량 늘었고, 40대는 4676명에서 5105명으로 증가했다. 50대(2951→3560명)와 60대(1602→2098명) 역시 같은 기간 매수세가 뚜렷하게 회복됐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공급 불신과 규제 불안이 결합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공급 확대로 시장 안정을 약속했지만, 실제 발표된 방안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친 데다 LTV·총대출한도 강화 등 추가 규제 예고가 이어지면서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심리가 확산됐다는 것이다.
아파트 거래도 공급대책 발표 이후 급반등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9·7 대책 발표 이후인 9월 8~26일 서울 아파트의 일평균 거래량은 281.2건으로, 6·27 대출 규제 시행 이후(170.7건) 대비 64.7% 증가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급대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국토부 장관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규제지역 지정 전 선점하려는 매수 심리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연말 발표될 추가 공급대책에는 도심 내 구체적인 주택 공급 계획과 기존 주택 유통 활성화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현재 언급되는 유휴부지 활용 등은 실효성이 낮다"며 "재건축 등 도시정비 사업 규제 완화와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서 제외해 실제 공급을 늘리는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도 "도심에서 실제 공급이 이루어진다는 신호를 줘야 한다"며 "미래 공급뿐 아니라 기존 재고주택 유통을 촉진할 수 있도록 거래세를 낮추는 대책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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