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진짜 역대 최고치?…지수 올랐지만 상황 지켜봐야

매매가격지수 상승폭 이재명정부 문재인 정부 2배
매도자 우위 시장서 비정상 가격 상승…정책효과 모니터링 필요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 2025.10.2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 때보다 더 빠른 상승"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지표상 최고치라는 사실만으로 정책 효과를 단정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단순 비교보다는 금리, 입주물량, 거시경제 환경 등 여러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10월 20일 기준)는 105.6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3월 31일을 기준점(100)으로 새롭게 설정한 지수 기준으로, 직전 최고치였던 2022년 1월 문재인 정부 시절의 104.6을 넘은 수치다.

매매가격지수는 아파트 실거래가와 시세 등을 종합해 산출하며, 지수가 100 이상이면 기준일 대비 가격이 올랐음을 의미한다. 다만 기준점 변경으로 인해 절대 가격 최고치와 동일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현재 지수가 빠르게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문재인 정부와 단순 비교는 동일 조건이 성립되지 않아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며 "6·27 대출 규제, 9·7 공급 대책, 10·15 부동산 대책 등 정책이 연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거래는 일부 여력이 있는 사람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당분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강력한 규제 이전에 '똘똘한 한 채' 매수가 집중되면서 가격 상승 폭이 컸다"며 "현재 매도자 우위 시장이 강해 비정상적 상승률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요 단지 중심으로 신고가가 나올 수 있지만, 서울 전체 또는 전국으로 전방위 상승세가 퍼지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청한 한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아파트 입주량이 34만~40만 가구로 비교적 풍부했지만, 올해는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적고 전국적으로도 25만 가구 수준에 불과하다"며 공급 감소가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에 따르면, 서울 전용 84㎡ 아파트 평균 시세는 2003년 3억 원에서 2025년 12억 8000만 원으로 22년간 9억 8000만 원 상승했다. 정권별 상승액과 상승률은 문재인 정부가 6억 8000만 원(119%)으로 가장 높았으며, 노무현 정부 2억 3000만 원(80%), 박근혜 정부 1억 원(21%), 윤석열 정부 2000만 원(1%), 이명박 정부는 -5000만 원(-10%)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정권별 비교 수치는 참고할 만하지만, 금리, 입주물량, 경기 상황 등 거시경제 요인을 반영하지 않아 정책 성적표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수치상 최고지만, 정책 효과로 바로 연결해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