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낮춘 '고덕 롯데캐슬배네루체' 보류지, 5년 만에 새 주인

최저입찰가 12.2 원에 낙찰… 실거래가보다 낮아 매수세 유입
9차례 매각 시도 끝 주인 찾아…"남은 122㎡는 미매각"

서울 강동구 '고덕 롯데캐슬베네루체'의 모습 (네이버 제공)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비싼 가격 탓에 지난 5년간 매각이 불발됐던 서울 강동구 '고덕 롯데캐슬베네루체' 보류지 3가구 중 2가구가 최근 매각에 성공했다. 시세보다 낮춘 가격이 거래 성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고덕 롯데캐슬베네루체' 재건축 조합은 7월 열린 9차 입찰에서 보류지 3가구 중 2가구를 매각했다.

보류지는 조합이 분쟁이나 소송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해 분양하지 않고 남겨두는 물량으로, 최고가 입찰 방식을 통해 판매된다.

이번에 매각된 물량은 전용 59㎡ 2가구로, 최저 입찰기준가 12억 2000만 원에 낙찰됐다. 나머지 전용 122㎡ 1가구는 여전히 매각되지 않았다.

조합은 2021년 이후 8차례에 걸쳐 보류지 매각을 시도해 왔다. 최초 입찰가가 전용 59㎡ 13억 원, 122㎡ 21억 원이었으나 두 차례 유찰을 거치며 각각 12억 6000만 원과 20억 5000만 원으로 가격을 낮췄다. 그러나 이후 6차례 연속 유찰되며 매각이 이뤄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보류지가 일반 아파트 매물보다 대출이 어렵고, 중도금 납부 기간이 짧아 실수요자 진입 장벽이 높은 점을 지적한다. 당시 매각가가 시세와 큰 차이가 없었던 것도 수요가 부진했던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인근 중개시장에서는 전용 59㎡ 일반 매물이 13억~15억 원대, 전용 122㎡는 19억 5000만 원 수준에 실거래됐다. 조합이 제시한 가격이 시장 시세보다 비슷하거나 다소 높았던 셈이다.

매각이 지연되자 조합은 보류지를 임대 전환했다. 현재 전용 59㎡ 두 가구는 각각 전세금 4억 2000만 원, 전용 122㎡는 전세금 9억 원에 세입자가 거주 중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보류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 부각되며 투자 수요가 다시 늘었다. 서초구 '메이플자이',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등에서도 보류지 '완판' 소식이 잇따르며 시장 분위기가 회복됐다.

이 같은 흐름에 힘입어 조합은 올해 4월 약 3년 만에 보류지 재매각을 시도했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5월에는 59㎡ 3000만 원, 122㎡ 5000만 원씩 기준가를 낮췄지만 역시 낙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7월 열린 9차 입찰에서는 59㎡ 기준가를 다시 1000만 원 낮춘 12억 2000만 원으로 조정하면서, 두 가구 모두 낙찰됐다. 실거래가보다 낮아진 가격이 거래 성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일부 실수요자들이 시세보다 저렴한 보류지를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합 관계자는 "보류지 59㎡ 2가구는 모두 매각이 완료됐으며, 남은 122㎡ 보류지에 대해서는 당분간 매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