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이사시기 불일치' 전세대출 지원 12년 만에 종료
전세사기 여파와 1인 가구 제외로 사업 실효성 크게 감소
보증금 회수 문제 등 구조적 한계로 신규 지원 중단 결정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서울시가 12년간 운영해온 '이사시기 불일치' 전세보증금 대출 지원 서비스를 종료했다. 전세사기 영향으로 계약이 끝나기 전 이사하는 사례가 줄고, 1인 가구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사업의 실효성이 떨어진 것이 이유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해당 대출 사업을 폐지했다. 이 사업은 기존 임차 계약이 끝나기 전에 새 집으로 이사해야 하는 세입자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전월세 보증금을 아직 받지 못한 상태에서 새 집 전세금을 마련해야 하는 경우, 단기 대출을 제공하는 제도였다.
지원 대상은 보증금 3억 원 이하 주택에 거주하며 서울시 내에서 이사하는 세입자였다. 대출 금리는 고정 연 1.8%이며, 최대 1억 8000만 원까지 가능했다. 서울시는 2013년 사업을 시작했지만, 최근 신청자가 급격히 줄면서 종료를 결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전세사기 문제로 기존 계약 종료 전 보증금을 다 받지 못한 상태에서 새 집으로 이사하는 경우가 크게 줄었다"며 "이에 따라 사업 수요가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주택에 전세금 대출이 있는 경우 지원이 불가능한 구조적 한계도 있었다. 금융 구조상 한 사람이 집 두 채에 대해 전세보증을 동시에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전세값 상승으로 대부분 세입자가 이미 전세대출을 이용하고 있어, 실제 지원 가능 대상은 더욱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1인 가구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점도 종료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단독 세대주는 기존 전셋집에서 새 집으로 이사할 경우, 전세보증금 반환 대항력이 사라진다. 서울시는 대항력을 유지할 수 없는 1인 가구에 대출할 경우, 회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전세사기 영향으로 이사 관행이 달라지고, 제도적 한계까지 고려해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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