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내 맘대로 바꾸는 아파트"…삼성물산 '넥스트 홈' 공개

가구·벽 자유롭게 이동…라이프스타일 맞춘 맞춤형 공간 구현
라멘 구조로 넓은 내부 확보, 시공 효율성·품질 동시에 강화

26일 방문한 삼성물산의 '넥스트 홈' 테스트베드에서 기능성 가구 '넥스트 퍼니처'로 공간 분리를 시연하고 있다. 2025.09.26/뉴스1 ⓒ News1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서울 한복판, 삼성물산의 '넥스트홈' 테스트베드에 들어서자 단번에 눈길을 끄는 공간이 나타났다. 평범한 아파트와 달리, 방의 크기와 배치를 입주자가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나만의 아파트'였다. 기자가 직접 가구를 밀고 벽을 이동해 보자, 두 개로 나뉘어 있던 방이 하나로 합쳐지며 공간이 완전히 달라졌다.

삼성물산(028260)) 건설부문이 제시한 '넥스트홈'의 핵심은 천편일률적인 아파트를 넘어 입주민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내부를 자유롭게 설계하고 바꿀 수 있는 점이다. 총 3층 규모의 테스트베드에는 전용 84㎡(34평) 가구가 실제 크기로 구현돼, 기자의 발길 하나하나에 기술이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벽과 가구가 하나 되고, 바닥과 욕실은 결합 기술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넥스트 퍼니처'와 '넥스트 월' 기술이었다. '넥스트 퍼니처'는 가구 자체가 벽으로 활용되어, 버튼 하나로 공간을 자유롭게 분리하거나 합칠 수 있다. 옷장을 뒤로 밀자, 두 방이 하나로 합쳐지며 새로운 공간이 생겼다. 벽체 이동도 자유로워 바닥이나 내부 시설을 손상하지 않고 공간을 재배치할 수 있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재 테스트 배드 내부는 안전상의 이유로 일부 가구만 움직일 수 있지만, 원한다면 벽체 및 가구 배치는 완전히 자유롭게 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될 경우 방 크기, 개수, 배치를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자유자재로 설정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넥스트 플로어'는 이중 바닥과 일본 주택의 건식 바닥을 결합한 기술이다. 바닥 하부 공간에 배관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현장을 살펴보니 화장실과 주방 위치를 입주자가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있게 했다. '넥스트 배스'는 공장에서 사전 제작된 욕실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신기술로, 현장 수작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공 품질과 공정 효율을 높였다.

'라멘 구조'로 뻥 뚫린 내부…"미래 주거 청사진 제시"
'넥스트 라멘'으로 확장한 통합형 거실 구조. (삼성물산 제공) 뉴스1 ⓒ News1

넓은 내부 공간은 '넥스트 라멘' 기술 덕분이다. 벽과 기둥이 구조적으로 얽혀 있는 벽식 구조와 달리, 라멘 구조는 기둥과 보만으로 공간을 지지한다. 실제 내부에는 고정 벽이 없어 시원한 개방감과 자유로운 공간 활용이 가능했다. 기자가 '넥스트 월'로 공간을 나눠보니, 입주민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맞춤형 구조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공법을 적용해 기둥과 보는 공장에서 제작 후 현장에서 조립, 공사비 절감과 공기 단축까지 기대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2023년 '래미안, The Next'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 주거 기술의 청사진을 제시했고, 약 2년 만에 테스트베드에서 혁신적 공간을 완성했다. 지난해 준공된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와 부산 래미안 포레스티지 공용 공간에는 '넥스트 배스'와 '넥스트 플로어'가 시범 적용됐다. '‘넥스트 퍼니처'는 과천주공 10단지 신규 사업장에서 옵션으로 제공 중이다.

삼성물산은 단순히 공간을 구획하는 것을 넘어, 입주민의 생활과 가치를 공간에 반영하는 맞춤형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이다. 주거플랫폼 '홈닉'과 연계해 설계뿐 아니라 관리와 서비스까지 통합 제공한다.

변동규 삼성물산 주택기술혁신팀장은 "미래의 아파트는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입주민의 삶에 맞춘 특별한 공간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넥스트홈을 통해 새로운 주거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