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사고에 국감 줄소환…정부 이어 국회까지 건설사 CEO 정조준

현엔·포스코 대표 등 유력…대우·GS·롯데 포함 가능성
고용부 장관 주재 간담회로 안전관리 방안 논의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직업능력평가원에서 열린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20대 건설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올해 들어 잇따른 산업재해 사망 사고를 계기로, 대형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국정감사와 정부 간담회에서 연이어 책임을 묻는 자리에 서게 됐다. 국회와 고용노동부는 사고 원인과 예방 대책을 집중 질의할 계획으로, 올해 중대재해가 발생한 주요 건설사 CEO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상임위원회별 증인·참고인 채택 절차에 돌입한다.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관련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며, 환경노동위원회도 지난주 증인 신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한 주요 건설사 CEO들은 국감 출석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고속도로·교량 공사장에서 추락과 붕괴 사고로 6명의 근로자가 숨졌고, 포스코이앤씨 현장에서도 4명이 사망했다. 이에 따라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 등이 증인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사고는 이들에 국한되지 않는다.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도 국감에서 증인으로 지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달 DL건설 의정부 아파트 공사장 사망 사고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GS건설 서울 성동구 아파트 현장, 대우건설 울산 북항터미널·시흥 아파트 현장, 롯데건설 김해 아파트 현장에서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정부도 기강잡기, 한달 새 두차례나 CEO 소

정부도 CEO를 대상으로 강력한 기강 잡기에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23일 김영훈 장관 주재로 '건설업 추락사고 예방'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디엘이앤씨,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등 시공순위 상위 20개 건설사 대표가 참석했다.

앞서 지난달 14일에도 20대 건설사 CEO들을 불러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한 달 만에 연이어 자리를 마련한 것은, 정부가 산업재해 예방과 책임 강화를 강조하며 CEO들에게 직접 압박을 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망신주기가 아닌, 향후 산재 예방 대책을 논의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국감은 망신주기 등 상당한 압박이 있기 때문에 부담스럽다"며 "올해 산재가 있었던 만큼 이번 국감 역시 큰 틀에서 다르지 않을 것 같지만, 앞으로의 산재 예방 방안도 함께 논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