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0월 입주물량 1128가구…2015년 이후 최저, 전세 씨 마른다

서울 입주 46가구뿐…경기·인천 모두 감소, 공급 부족 심화
전세 대출 규제에 물량 감소 '이중고'…"시장 불안 계속"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하남 일대 /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다음 달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10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세 시장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공급 부족까지 겹치며, 전세난과 전셋값 급등 우려가 현실화할 조짐이다.

23일 직방에 따르면 10월 수도권 입주 물량은 1128가구로 전월(5395가구) 대비 79% 감소했다. 이는 2015년 5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서는 영등포구 신길동 '대방역여의도더로드캐슬' 46가구가 유일한 입주 물량이다. 경기 742가구, 인천 340가구 모두 전월 대비 감소했다. 특히 경기 지역 신규 택지지구 입주가 줄면서 수도권 전체 입주 물량 감소를 주도했다.

전세 대출 규제 강화에 더불어 공급물량이 줄며 전세 시장이 불안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6·27 대출 규제로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사실상 금지되며 전세 매물이 줄었다. 전세 자금줄이 막힌 수요자들의 신규 전세 및 '갈아타기' 수요도 감소했다.

여기에 정부는 9월 8일부터 1주택자의 수도권 전세 대출 한도를 '2억 원'으로 일원화하며 전세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이로 인해 수도권 전세 대출자의 약 3분의 1은 평균 6500만 원가량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했다.

수요자들의 전세금 마련 부담이 커진 데다, 집주인들은 임대 계약 선호로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전세 사기가 빈번한 빌라·오피스텔을 넘어 최근에는 아파트 시장에서도 전세·월세 계약 비중이 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붙어있는 월세 안내문.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9월 셋째 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6% 상승하며 지난주(0.04%)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서울이 0.10%, 수도권 0.07%, 경기, 인천이 0.05% 올랐다.

전세의 월세화 속 신규 입주 물량까지 줄며 당분간은 시장의 불안이 계속될 전망이다. 가을 이사철 수요까지 겹치며 전세 매물 품귀와 가격 불안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수도권 입주 물량(11만 1669가구) 또한 올해 대비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수도권 입주 물량은 이보다 더 줄어들어 시장 불안이 장기화 될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을 전세시장 불안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한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아파트 공급이 역대 최저 수준이고, 실거주 의무 등 규제로 전세 매물이 줄었다"며 "원천적인 공급 부족으로 향후 전셋값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입주 물량 감소, 임대차 3법으로 인한 유통 매물 감소, 매매가격 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며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