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규제에 강남 대신 '은평·관악' 중저가 우르르…강동 신축 '시들'
'6억 한도' 여파…거래량 1위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
'한강벨트 바깥' 구축 단지 주목…"풍선효과 수혜"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정부의 6·27 대출 규제 이후 서울 강동구 등 신축 대단지에 쏠렸던 매수세가 주춤해지는 대신 은평·성북 등 비교적 관심이 덜했던 지역의 대형 구축·중저가 단지에서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에 부동산 정보 업체 아실에 따르면 6월 27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서울에서 매매 거래가 가장 활발한 단지는 은평구 응암동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37건)이었다. 이 단지는 2021년 입주한 2626가구의 대규모 단지로 불과 5월까지만 해도 거래량 100위 권 밖이었지만 최근 순위가 급등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전용 59㎡ 매물 3건은 8월 기준 9억 6000만 원~11억 4500만 원에 거래됐다.
같은달 전용 84㎡ 매물 7건은 12억 3000만 원~13억 6000만원 수준에 손바뀜했다.
지하철 3호선 녹번역 역세권 단지인 데다 전용 45㎡ 소형 면적부터 전용 115㎡ 대형 면적까지 있어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상위 거래량 10위권에서 유일한 강남권 단지는 2위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36건)다. 9510가구 규모의 송파구 헬리오시티는 역대급 대규모 단지다.
이어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 시티(2004년 입주·3830가구) △강동구 길동 '강동 롯데캐슬 퍼스트'(2008년 입주·3226가구) △관악구 봉천동 '관악 푸르지오'(2004년 입주·2104가구)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각각 매물 물량이 34~35건을 기록했다. 이들 단지 대부분 상대적으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 곳이다.
성북구 돈암동 '한신 한진'(1998년 입주·4509가구)과 노원구 중계동 '중계 무지개'(1991년 입주·1614가구)도 10위권에 깜짝 진입했다. 모두 구축 단지로, 1000가구 이상의 대형 단지다.
업계는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대규모 중저가 단지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한다. 6월 한 달간 서울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아파트는 주로 강동구 신축 단지였다. 구체적으로 1~3위까지 △고덕 그라시움(2019년 입주)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2016년 입주) △고덕 아르테온(2019년 입주)이 차지했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6·27 대책여파로 비교적 중저가 가격에 매물이 많은 대단지를 매수하려는 흐름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범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6·27 대책은 거래 온기가 한강벤트 이외의 지역으로 확산하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며 "서울 상위 거래 아파트 상위권에 신축 대비 구축이 압도적으로 분포한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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