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안정세 진입?…'공급대책 이후가 분수령'

8월 거래 6월 대비 75% 감소…상승률도 0.08% 유지
상급지 ‘똘똘한 한 채’ 수요만 고가 거래 이어져

서울 아파트 모습.(자료사진) 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서울아파트 거래량이 3개월 째 급감하고, 가격 상승폭도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6.27 대출 규제 영향이 이어지며 전반적인 가격 안정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일부 상급지에서는 '똘똘한 한 채' 수요로 고가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 공급대책 발표 이후 가격 흐름이 안정세 지속 여부를 감늠할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6·27 대출규제 영향 지속…아파트 거래량 급감

5일 국토교통부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4일 기준)은 두 달 만에 4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6월 거래량은 1만 2091건이었으나, 7월 4306건, 8월에는 2992건으로 6월 대비 75.2%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도 6·27 규제 이후 점차 둔화했다. 7월 7일 0.29% 상승을 기록한 후 14일 0.19%, 21일 0.16%, 28일 0.12%를 보이면서 상승폭이 좁혀졌다. 지난달 25일 0.08%까지 줄어들었다가 9월 1일 기준 0.08%로, 상승폭 정체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강남 3구도 상승세가 꺾였다. 서초구와 강남구는 각각 0.13% 0.09% 상승으로 직전 주와 동일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송파구는 직전 주 0.20% 상승에서 이번 주 0.19% 상승으로 상승폭이 소폭 하락했다.

대출 규제에 상승폭 제한…상급지 고가 거래 지속

전문가들은 6·27 대출 규제 이후 대부분 지역에서 가격 안정세가 뚜렷해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규제 영향권 밖의 수요가 ‘똘똘한 한 채’ 전략으로 상급지 거래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주요 지역에서도 거래량 감소와 가격 상승폭 축소가 발생하고 있다"며 "일부 지역에서 고가 거래가 이어지지만 전체적으로는 안정화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가격 상승폭 제한이 발생하면서 대출 규제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며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 수요층이 상급지에서 고가 거래를 만들며 일부 지역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자료사진)/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공급대책 이후 가격 흐름…안정세 가늠자

향후 가격 안정세가 이어질지 여부는 정부 공급 대책 발표 이후 흐름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그동안 거래량과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최근에는 두 지표가 따로 노는 모습"이라며 "똘똘한 한 채 등의 수요가 있지만 근본적인 상승의 이유는 공급부족이기에 향후 정부 대책 발표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효선 수석위원도 "가격 안정화 속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 만큼 공급대책 발표 후의 가격 흐름을 봐야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