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0년째 '재건축 대어' 은마아파트…"이번에는 진짜 된다"

최고 49층 정비계획안 통과…아파트는 재건축 기대감에 '활기'
1년 새 10억 상승하며 최고가 기록…"연내 통합심의 통과 목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변경안 확정 축하 플랜카드 걸려 있는 모습. 2025.9.3./ 뉴스1 ⓒ News1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 곳곳에는 '정비계획변경(안) 확정' 축하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였다. 지나가던 주민들은 현수막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준공 46년 차 단지가 최고 49층, 5893가구 규모로 재건축될 길이 열리면서, 오랜 기다림에 지친 조합원과 주민들은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다.

단지 내 부동산 관계자는 "서울시와 조합 모두 재건축 의지가 확고하다"며 "내년 사업시행인가만 획득하면 사업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지 곳곳에는 축하 현수막…"오랜 기다림 끝, 드디어 본궤도"

3일 찾은 은마아파트 단지는 정비계획 변경안 통과라는 경사 소식에 활기를 띠었다. 70대 김 모 씨는 "오랜 기간 재건축을 추진해 왔는데, 정비계획안 통과만으로도 매우 고무적"이라며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남권 1세대 대표 아파트인 은마아파트는 1996년 재건축 추진 이후 2003년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지만, 내부 갈등과 '35층 높이 제한' 정책 등으로 20년 넘게 사업이 지체됐다.

단지는 세월과 함께 낡아 외관이 바랬고, 내부는 수리 없이 거주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지상 주차장은 공간 부족으로 이중·삼중 주차가 일상화됐다.

하지만 2023년 조합이 설립되며 사업이 본격화됐다. 이번 정비계획 변경안 통과로 단지는 기존 최고 14층, 4424가구에서 최고 49층, 5893가구 규모의 '신축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10년 넘게 단지에 거주 중인 조합원 B 씨(여)는 "밤에 보도블록에 걸려 넘어질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주민 편의와 안전을 위해서라도 재건축이 빨리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지 내 부동산 관계자 A 씨는 "서울시와 조합 모두 재건축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며 "내년 사업시행인가 획득에만 성공하면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에 문의 쇄도…기대·불안 공존
은마 아파트 모습. 2025.9.2/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정비계획안 발표 직후, 단지 인근 부동산에는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 소유주들은 사업 속도와 조합원 지위 양도 등 상담을 요청했고, 일부는 매물 구매 가능 여부를 확인했다.

단지 상가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방에서 문의 전화를 하는 소유주도 있다"며 "조합원 지위 양도 등 세부 사항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고 했다.

재건축 기대감에 가격도 상승세다. 올해 초만 해도 30억~32억 원 선에 거래되던 전용 84㎡(34평)는 지난 7월 42억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단지 내 부동산 관계자 A 씨는 "모든 평형이 10억 원 이상 상승했다"며 "대출 규제 이후 주춤했지만, 최근 기대감으로 다시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 추진 속 변수도 존재

사업 추진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009가구 규모의 공공분양주택과 GTX-C의 단지 지하 관통 등을 두고 조합원 의견이 갈리고 있어서다. 복잡한 상가 지분 문제도 향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단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장은 "조합 목표 속도를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업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만과 갈등을 조합이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조합은 올해 안에 통합심의 통과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후 내년 상반기 사업시행인가 획득이 목표다.

최정희 은마아파트 조합장은 "연내 사업시행인가 획득은 다소 어렵지만, 통합심의 절차를 올해 연말까지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 사업시행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gerrad@news1.kr